코트라는 이달 초 리포트를 통해 “유럽재정위기에 더해 상대적으로 선전했던 미국도 11월 대선을 앞두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러시아 등 브릭스(BRIC’s)의 경제성장 둔화도 우려를 부추기는 요인”이라며 “미국과 아시아 산업이 위험하다”고 전망했다. 한국 기업 역시 유로존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며 수출대금 결제주기를 앞당기는 등 대비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게 이 리포트의 취지다.
다만 자동차 등 일부 업종에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들어 소비자 상품 판매가 활성화 하면 화학이나 반도체, 철강 등 공급재 산업의 수익성도 일부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ㆍLCD 등 전자ㆍIT 부문의 공급재는 올들어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다. 수요가 늘지 않는 가운데 경쟁만 심화됐기 때문이다.
주력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 넘게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당시 상황에서 제품 가격 하락은 예견된 일이지만 그 기간이 예상보다 길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에도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은 이어질 전망”이라며 “다만 갤럭시 S3 등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신제품 판매가 늘며 하락세는 분기당 10% 미만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LCD패널 가격의 경우 지난 달, 2년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철강업계의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철강 주 수요업종인 자동차와 조선, 건설 모두 업황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철강협회 집행위는 올해 전 세계 수요증가율을 3.6%로 줄인 것도 이 때문이다. 김정욱 하나대투증권 팀장은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철강업계의 불황이 해소되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글로벌 소비재 수요 감소와 유가 상승으로 해운업종이 침체됨에 따라, 조선ㆍ중공업의 선박 수주가 줄고, 다시 철강 수요가 줄어드는 연쇄작용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굴지의 해운사가 대부분 유로존 위기의 중심인 유럽에 있는 것도 이 같은 위기를 부추긴다.
다만 조선사들이 LPG선 같은 신규 수요를 찾아나서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 발주량은 상반기에 비해선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경우에도 다소 희망적인 조짐이 있다.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 5사의 5월 국내생산ㆍ판매(수출 포함)는 전년동기대비 3.1% 늘어난 39만1944대로 높지 않지만 내수 판매의 경우 올 1월 이후 증가세(0.8%↑)로 돌아섰다. 특히 이달부터 신형 싼타페, K9 등 주요 신차가 본격 판매됨에 따라 내수 판매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올들어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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