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시작부터 개원이 미뤄진다면 예정보다 3개월 늦게 개원한 18대 국회와 같이 19대 국회도 4년 임기 내내 여야 간 정쟁만 일삼을 가능성이 크다. 그 결과 민생법안을 외면하는 식물국회로 전락할 것이다.
이번 국회는 개원 전부터 어수선했다. '종북의원' 논란 등 통합진보당 사태뿐만 아니라 새로 건설한 의원회관과 국회의원 종신연금 문제가 논란이 됐다. 또 성추행, 논문 표절 의혹을 받은 의원이 등원했다.
국회의원의 금배지는 3만5000원이지만 특권은 200여 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이 중 가장 막강한 특권인 면책특권은 국민을 대신해 권력을 감시·질타하라고 부여된 것이지만 요즘은 상대방을 물어뜯고 흠집내는 데 악용돼 국민의 질타를 받고 있다. 회기 내 불체포특권은 국회를 독재권력으로부터 보호하려고 만든 것이지만 비리 의원들이 사법부의 수사를 피하는 방법으로 악용되기까지 한다.
19대 국회의원들은 이 같은 특혜에 목 매지 말아야 한다. 현재 밖으로는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세계경제가 위기에 직면해 있고 국내적으로는 양극화로 인해 사회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연말에는 정권을 심판할 수 있는 대선도 기다리고 있어 어느 때보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국회가 이러한 난관을 헤쳐 나가지 못한다면 국민들은 연말에 표로 심판할 것이 당연하다.
또 이번 국회에서는 폭력이 더 이상 없기를 희망한다. 배울 만큼 배운 분들이 상스럽게 욕을 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힘들고 듣기도 껄끄럽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을 가슴에 새겨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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