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고위관계자는 7일 “강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 지난주 2주간 휴가를 떠난 것이 맞다”라면서 “하지만 정확한 사의 배경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식경제부와 석유공사 안팎에서는 강 사장의 갑작스런 사퇴에 당황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특히 최근까지 강 사장은 민간기업에 필적하는 성과제도를 바탕으로 글로벌 메이저 석유기업 달성을 위해 직원들을 독려해온 터라 공사 내부는 크게 술렁이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석유유통지원센터’를 공동으로 출범하면서 손뼉을 맞췄던 지경부 역시 강 사장의 사의 표명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지경부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확한 배경을 알 수 없다. 하지만 일부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감사원과의 마찰로만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강 사장의 사의 표명이 사전 교감보다는 전격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강 사장은 최근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대해 수차례 불만을 나타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강 사장의 돌연 사의가 감사원의 지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 사장의 한 측근은 “연임에 성공하면서 밤낮 없이 공사 경영에만 매진해 온 강 사장이 지난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크게 실망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동안 피로도 누적된데다 (감사 결과로) 사기도 크게 꺾이면서 본인이 물러날때라고 판단하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감사원은 지난 4월 공기업들이 16조원이 넘는 거액을 투입해 해외에서 자원개발을 하고 있지만, 정작 해외에서 생산된 석유나 가스가 국내로 유입된 실적이 전혀 없다고 발표했다.
지경부 등에서 해명자료를 내며 발끈했지만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내리며 이미 자존심에 생채기가 났다.
강 사장은 지난 2008년 8월19일 석유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3년 임기를 마친 지난해 8월 해외 자원개발 성과를 인정받아 1년 연임에 성공했다.
지경부는 강 사장 후임 인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공모절차 후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와 지식경제부 장관 제청, 대통령 임명을 거치려면 적어도 2개월이 걸린다.
정부로서는 정권 말 몇 개월 임기를 채워줄 ‘땜방용’ 사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