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올 초 체크카드 활성화와 관련해 “올해 말까지 체크카드의 비중을 20%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지만 이같은 증가세로는 목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68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3.4% 급증했지만, 총 카드 이용실적 대비 체크카드 이용실적 비중은 13.2%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직불형 카드 사용 비중은 미국(50%)과 유럽(90%)보다 현저히 낮아,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야심차게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올 초 카드사들이 앞다퉈 체크카드를 출시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벌인 것에 비해 이용 규모와 증가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업계 카드사는 은행계에 비해 이용실적이 더욱 악화됐다.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3조175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1% 증가에 그쳤다.
KB국민카드는 올해 1분기 체크카드 이용실적 3조897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2% 증가했다.
삼성카드는 오히려 체크카드 이용실적이 감소했다. 2012년 1분기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755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11억원 감소했다.
롯데카드는 올해 1분기 체크카드 이용실적 166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3.6% 증가했고, 현대카드도 2213억원으로 전분기(2179억) 대비 소폭 증가에 그쳤다.
하나SK카드는 1분기 체크카드 이용실적이 집계되지 않았지만 전분기(2조5000억원)에 비해 소폭 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모두 체크카드 이용실적 증가율이 미미한 수준이다.
이보우 단국대학교 경제학교수는 “체크카드 수수료가 신용카드에 비해 낮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돈 안 되는 체크카드 출시를 반기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전업계 카드사들은 은행계에 비해 체크카드를 활성화 하는데 한계가 많기 때문에 실적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아직까지 포인트 적립률 등 혜택이 체크카드보다 신용카드가 훨씬 많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도 신용카드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카드사의 수익을 따지게 되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혜택이 절대 같을 수 없기 때문에, 정부가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을 더욱 높이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성과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큰 증가폭은 아니더라도 체크카드 이용실적이 분기마다 소폭 오르고 있는 추세”라며 “금융당국도 카드사들에 대해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지 꾸준히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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