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8일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25%로 유지키로 결정했다. 지난해 6월 3.25%로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12개월째 동결이다.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한 것은 지난달과 크게 다르지 않은 대외불안 탓이다.
우선 오는 17일로 예정된 그리스 총선 이전까지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불안 여건 중 하나다.
지난달 미국의 신규 취업자 수는 시장 예상치인 15만명의 절반도 못 미치는 6만9000명이었으며, 실업률도 11개월만에 상승해 8.2%를 기록했다.
중국 역시 수출과 산업생산이 둔화하는 가운데,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6개월만에 최저치인 50.4로 하락했다.
이에 중국 인민은행은 8일부터 기준금리 성격인 1년 만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하며 경기부양 조치를 단행했다. 다만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은 3차 양적완화(QE3)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5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유로존 위기 재발 가능성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등 주요국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지는 등 대외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소비자물가는 지표상으로는 완화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여전히 높다는 점 또한 동결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4%대로 크게 오른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정세라고 판단하긴 이르다. 또한 신선식품 등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해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어서, 금리를 손대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1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7.3%가 이달 기준금리에 대해 동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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