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수장들이 내뱉은 ‘대공황론’…전문가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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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1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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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진오·박선미 기자= 유럽발 재정위기가 세계경제를 넘어 국내 실물경제에도 몰려오는 시점에서 금융수장들의 발언이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지난 4일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유럽 재정위기가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적 충격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음날인 5일에는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도 “올해 하반기에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전망은 틀렸으며 지속적인 저성장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위기의 실체를 정확히 알린 정공법이라기보다는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장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공황이라는 표현은 위기 대응의 차원을 넘어 시장에 혼란을 야기, 지나친 공포감까지 조장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929년 대공황을 거론할 정도까지는 무리가 있었다”며 “어떤 의도가 있었다기보다는 심각성에 치중해 나온 발언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제공조 및 펀더멘털 등 여러 인프라가 부족했던 대공황 때보다는 위기대응력이 강화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오석태 SC은행 상무도 “대공황에까지 빗댈 정도는 아니지만 위기 의식을 느껴 대책의 필요성을 절감한 발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허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유럽위기에 대한 방어벽이나 펀더멘털은 그리 약하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허 국제금융팀장은 “가깝게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정부 성장률 전망이 -2%대까지 추락했다”며 “그에 비하면 펀더멘털이 강화된 만큼 현재는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을 최소화시키는 데 주력해야 할 때” 라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대공황 발언으로 되레 증시가 급락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며 “추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지나친 경기비관론은 그렇지 않아도 불확실한 국내 경기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김 금융위원장의 대공황 발언은 대한민국을 번쩍 들었다 놨다. 이날 코스피는 2.8%, 코스닥은 4.5% 급락하며 ‘블랙먼데이’를 떠오르게 했다.

정책 당국인 재정부는 컨틴전시플랜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필요하면 선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7일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우리나라가 2008년에 비해 위기대응능력이 크게 강화돼 대외충격을 무리없이 흡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상황판단이 긴박한 쪽으로 기울었지만 스페인 2차 총선까지는 집중 모니터링을 하면서 지켜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재정부는 국내외 경제·금융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까지 가동해온 실물·자금시장의 ‘상시 점검체제’를 ‘집중 모니터링체제’로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달 말 발표할 하반기 경제운용방안에 경제성장률 전망치 수정 여부 및 관련 보완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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