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89만원짜리 휘들옷이 달갑지 않은 이유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셔츠 한 벌에 20만원? 너무 비싸네. ”

‘한 벌로 베스트(조끼) 효과를 연출’할 수 있다는 ‘휘들옷’ 카다로그를 살펴보던 한 사무관의 말이다.

휘들옷은 들판에 부는 시원한 바람 같은 옷이라는 뜻으로 시원한 여름 의류를 말한다. 공무원 전용 쿨맵시를 위해 지식경제부가 지난 달 한국패션협회 등과 함께 추진했다.

동광인터내셔날(스위트 숲), 카루소(장광효), 코오롱인더스트리(캠브리지멤버스), 한국니트산업연구원(한지로 쿨), 한국패션산업연구원(KRIFI), 한패션RIS사업단 등 6개 업체가 상품을 개발, 40여개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 국무의원들이 휘들옷을 착용해 화제도 됐었다.

이렇듯 정부까지 발 벗고 나서 휘들옷 대중화를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과천청사 안내동 한 켠에 전시된 휘들옷의 가격을 보면 대중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보인다.

울 70%, 모헤어 30%를 원단으로 사용했다는 휘들옷 재킷의 가격은 89만원. 이 재킷에 코디된 바지는 25만5000원으로 상하의가 120만원에 달한다. 그나마 저렴한 상품도 30~40만원 선이다.

여성 휘들옷도 마찬가지다. 블라우스 한 벌에 가장 저렴한 것이 9만9000원이고 19만원을 호가하는 상품도 있다.

또 당초 국산 첨단소재를 사용했다고 홍보했지만 ‘풍기인견’을 소재로한 일부 셔츠 외에는 울·폴리에스테르·면 등이 주로 쓰인 원단이다.

휘들옷을 착용하면 체감온도가 약 2도 낮아져 냉방비를 평균 6%이상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선뜻 사입기 부담될 정도의 가격, 국산 첨단소재를 사용했다는 다소 과장된 홍보 등은 정부가 애초 의도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갸우뚱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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