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스마트해졌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스마트냉장고, 스마트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제품마다 ‘스마트’를 입고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디지털시대를 맞아 그동안 인터넷 문화에 익숙해진 기성세대들에게는 또 다시 스마트기기를 배우느라 바빠졌다.
PC를 기반으로 하던 디지털시대는 정보의 수평적 공유를 통해 지구촌을 좁히는데 기여했다. 디지털시대가 정보 활용면에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았다면, 스마트시대는 시간, 공간, 관계를 뛰어넘는 3차원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시대는 한 마디로 속도, 이동성, 편리함, 그리고 여기에 재미를 더하고 전자소통의 문까지 열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농업에도 농산물 생산에서부터 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스마트 바람이 불고 있다. 스마트시대 농업은 센서와 네트워크 기술이 농업기술과 융합되면서 감각농업을 과학농업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농업인의 경험에 의존하던 농사가 토양과 식물의 상태를 측정해 필요한 곳에 적당한 비료를 주는 정밀농업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각종 농기계와 비닐하우스, 축사에는 센서와 자동화 장치가 도입되어 누구나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농사짓는 일이 가능해졌다. 문제가 발생하거나 위기상황에서도 농업인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을 이용해 농사지식 데이터베이스에 따라 스스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방하는 시대이다.
영화에서나 볼 법 했던 이러한 일들이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같은 태블릿 형태의 스마트 IT기기에 연결돼 농장을 감시하고 응급시 조치까지 할 수 있게 됐다. 머지않아 제초작업, 농약살포 등과 같이 사람이 기피하거나 위험한 작업은 로봇이 대신할 것이다.
오늘날 농업은 정보기술(IT)을 비롯해 바이오기술(BT), 녹색기술(GT) 등을 융·복합하면서 그 영역을 무한대로 넓혀나가고 있다. 이러한 농업의 변화에 발맞춰 앞으로 우리 농업이 정말 똑똑한 스마트 농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준비해야할 것들이 있다.
첫째, 인프라 구축이다. 영농현장에서도 값싸고 손쉽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와이브로, 와이파이 등 무선 인터넷망 서비스가 농촌 전 지역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나아가 농업 관련 지식 데이터베이스를 농업인이 빠르게 검색 활용할 수 있는 농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시스템의 구축도 고려해볼 시점이다. 소셜네트워크, IPTV, 소셜커머스 등을 활용한 유통방식 변화에 대비하여 관련 법규나 제도도 정비되어야 한다.
둘째, 스마트 기술의 농업적 적용 R&D를 늘려야 한다. 또한 스마트 기기와 실시간 정보의 활용은 농업 생산성 증대와 비용 절감으로 연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인터페이스의 규격화·표준화 연구가 필요하고, 작물의 생육 및 병해충 진단, 영농현장 애로사항의 신속한 해결, 가격동향 및 돌발병해충 등 현장 활용도가 높은 다양한 영농 어플리케이션(앱)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이러한 다양한 앱 개발을 통해 농업인이 농업인을 컨설팅해주는, 농업의 수평적 네트워크 시대가 열려야 한다.
셋째,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신뢰 구축을 위하여 양자가 노력해야 한다. 농산물 이력추적제는 그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농산물의 원산지와 안전성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주는 농산물 이력추적제는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성을 높인 예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스마트시대의 주체는 기기와 기술을 바탕으로 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시스템이라도 잘못된 목적이나 이기적인 도구로 사용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막대하다. 정직하고 일관성 있는 정보 제공을 통해 국민을 감동시키는 것이야말로 성공적 스마트 농업을 실현하는 핵심이다.
스마트 기술은 모든 산업과 문화, 개인의 생활양식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스마트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 농업은 농업생산시스템의 체질을 개선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다. 명실상부한 IT 강국으로서 보유하고 있는 스마트 기술력을 농업과 조화롭게 융합시켜 우리 농업이 미래를 이끌어나갈 성장 동력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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