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8일 김택진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24.69% 가운데 14.7%를 넥슨 일본법인이 8045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전략적 제휴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이에 따라 넥슨은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김택진 대표는 지분 9.99%을 보유한 2대주주로 물러났다.
이번 인수에 대해서는 기대할 부분이 많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게임 업체들의 수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게임업체인 소니, EA 등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다중접속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을 잘 만드는 엔씨소프트와 캐주얼 게임에 강점이 있는 넥슨이 물리적으로나 화합적으로 결합하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현재 주가보다 낮은 가격에 지분을 매각했다는 점이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이 대주주가 지분을 양도한 영향으로 단기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대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략적 제휴라면 적은 지분으로 가능한데 최대주주 변경까지 간 것과, 가격이 낮은 점은 의문”이라며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주가에는 부정적일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딜이 끝이 아닐 것”이라며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지분을 교차 보유하게 된다면 일방적으로 넥슨의 자회사가 된 것보다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향후 주가 흐름은 김 대표가 매각 자금을 어디에다 쓰는가에 달렸다는 것.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싼 시점에 프리미엄 없이 지분을 넘긴 것은 이번 매각이 투자회수로 해석되기는 어렵다”며 “김 대표가 매각 자금으로 신규 투자를 할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엔씨소프트가 계속되는 대규모 투자로 자금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대작인 ‘블레이드&소울’과 ‘길드워2’가 상용화되면 매출이 늘어나 회사의 가치도 더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블소 공개 테스트를 불과 13일 앞두고 지분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