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인제 “제3세력 결집 위해 모든 심부름 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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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1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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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권 도전 의사, 현재로선 없다”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19대 국회 임기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개원식을 열지도 못한 채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여야는 상임위원장 배분 등 각종 정치적 쟁점을 둘러싼 신경전이 한창이다.

특히 대선을 6개월여 앞둔 새누리당은 오픈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 도입 등 경선 룰, 민주통합당은 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빚어진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주경제신문은 최근 자유선진당에서 선진통일당(선진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이인제 대표를 만나 당 운영 방안과 다양한 정치현안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인터뷰는 9일 오전 여의도당사 대표실에서 양규현 부국장 겸 정치사회부장과의 대담형식으로 진행됐다.



“민족통일만이 유일한 민생 돌파구”

이 대표는 18석이던 원내 제3당에서 4·11 총선 이후 5석의 소수정당으로 전락한 당 재건을 위해 현재 본인의 대권 도전 욕심도 내려놓은 상태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5석에 불과한 정당이지만 다가올 대선 정국에서 선진당이 캐스팅보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 본인도 “낡은 지역·이념 패권구도에 갇혀 있는 양대 정당의 틀을 깨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심부름을 다 하겠다”며 제3정치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자처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 내내 그는 ‘국민’과 ‘헌법’이란 단어를 30여 차례 이상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모든 현안은 ‘헌법의 가치에 입각해 국민의 뜻에 따르면 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내가 생각하는 시대명분은 나라의 선진화 그리고 민족의 통일 두 가지”라면서 “당이 난파 직전까기 몰려 부족하고 힘들지만 국민행복을 위해 ‘환골탈태’, 행동하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약속했다.

또 법조인 출신답게 “헌법의 최고 가치는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향유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대한민국 헌법의 가치에 가장 충실한 당이 바로 선진통일당”이라고 강조했다.

당명에 ‘통일’을 넣은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통일이 단순히 그냥 우리의 숙원이고 아름다운 목표라 성취하려고 하려고 목표 삼은 것이 아니다”면서 “현재 대한민국 안에서 고용창출·빈부 격차 완화, 인구 노령화에 대한 대비책을 세울 길이 없다. 통일 이외에 뚜렷한 돌파구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일을 통해 더 큰 시장을 만들고, 그 힘을 합쳐야만 우리의 민생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가 생긴다”며 “북한 보다 50배가 넘는 경제력에 세계가 부러워할 만한 민주주의의 정신적 가치가 있는데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대권 도전 의사도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고도 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양대 패권주의에 염증 느끼고 있는 국민들에게 희망 줄 수 있는 제3의 후보를 만드는 창조적인 작업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선진당 창당 주역이었지만 지난달 20일 탈당한 이회창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을 묻는 질문에는 “이 전 대표는 과거 어려웠을 때 당 이끄신 분이고, 우리 당은 역사를 존중하는 당이지 과거를 부정하는 당이 아니다”면서 “더 넓고 자유로운 입지에서 마지막으로 국가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으로 당을 떠나신 만큼 그 분이 국가적 큰 일하실 때 우리가 정치적인 뒷받침해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새누리당과의 합당 혹은 연대를 통한 ‘보수대연합’ 가능성에 대해선 “보수와 진보로 구분 짓는 것에 굉장한 거부감 있는데 보수·진보가 국민 삶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우회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10월 초부터 제3후보 부상…안철수는 뭉게구름”

이 대표 이날 인터뷰에서 올 12월 대선과 관련, “그 어느 때보다 굉장히 격렬한 드라마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3세력의 출현 시점은 양당 대선 후보들의 검증이 끝나는 10월 초로 내다봤다.

그는 “8월 말, 늦어도 9월 초면 양당 후보가 결정 되고 한 달 정도면 치열한 검증 끝난다”면서 “이들에 실망한 국민들의 마음이 한 군데로 모아지는 10월 초부터 우리 당과 범국민적인 후보를 추대하고자하는 여러 세력들과 함께 제3세력 결집을 위한 논의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은 맹목적으로 밀어주는 지역표에 보수·진보의 대립으로 (후보를) 만들어 놓기만 하면 30~40%씩 공짜로 지지 확보하고 있지 않느냐”면서 “나머지 30% 안팎의 대안을 찾은 국민들의 에너지가 분명히 결집하게 돼 있는데 1997년에는 내가, 2002년에는 정몽준 후보가 그 케이스였다. 올 대선판을 3파전으로 바꿔 놓는 일이 바로 내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주장하는 제3후보론에 현재까지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가장 근접한 인물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일체의 선입견을 갖지 않고 후보를 찾아보겠다”면서도 안 원장을 ‘뭉게구름’ 비유하며 다소 회의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안 원장에 대한 국민적 지지의 본질은 제도권 정치에 대한 환멸이 투영된 것”이라며 “본인이 국가경영에 대한 의지와 목표가 있다면 당을 만들던지, 정치적 실체로 변신해 검증도 받고 그래야지, 8개월 동안 하늘에 떠있는 뭉게구름처럼 비를 내린 것도 아니고 없어지는 것도 아닌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큰 바람이 불면 순식간에 하늘에 구름이 생기지만, 구름이 없어지는 것도 눈 깜짝할 사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선 “2007년 경선 때 MB(이명박 대통령)은 BBK 가지고 시달렸고, 박근혜는 후보가 안 되서 검증이 멈췄다”면서 “당의 후보가 되는 것은 아직까지 별다른 변수가 보이지 않으나, 본선에서 그 때 멈췄던 검증이 시작되면 국민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이석기·김재연 제명, 현실성 없다…독버섯은 뿌리까지 뽑아야”

화제가 19대 국회 개원 문제로 옮겨지자 이 대표의 목소리는 높아졌다. 그는 “상임위원장을 어느 당이 맡느냐가 국민들에게 뭐가 중요하길래 거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국회가 국민의 국회이지, 자기들 당리당략을 위한 도구냐”고 반문했다.

이어 “두 정당은 7000여건의 법안을 처리했지만 또 6000건이 넘는 민생법안을 쓰레기통에 내던져 버렸다”면서 “밤을 새워 민생을 살피고, 정책을 만들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나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종북 주사파’ 논란이 일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 문제를 대하는 양당의 태도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통진당 실체가 드러나게 된 것은 내부의 헤게모니 싸움 때문에 우연히 드러난 것이지, 새누리당이 역량이 있어 밝혀진 것이 아니다”면서 “이 상황에서도 두 정당은 국민들의 여론에 겁이 나서 제명을 한다는데 재적의원 3분의 2 찬성을 무기명 투표로 넘길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두 사람만 제명하면 모든 문제 해결 될 것처럼 한가롭게 대응하고 있는데 승계할 다른 사람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정통성 인정 안하고 헌법적 가치를 무시하는 종북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면서 “전략적으로 북한의 핵, 3대 세습에 비판적 추종하느냐, 맹목적 추종하느냐의 차이”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이제 와서 사상 검증 하지 말라는 둥 민주당도 본색을 드러내고 있는데 가만히 놔두면 5석 미만의 의석을 얻을 정당을 야권연대로 13석으로 키워줬다”면서 “이들이 국회에 들어오도록 한 것은 야권연대에 합의한 민주당의 100%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002년 대선 경선 당시) 나도 노무현 측에게 색깔론으로 나도 고통을 당해봤는데 당시 ‘친북좌파’란 말을 정치권에서 내가 제일 먼저 썼다”면서 “독버섯만 드러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고 밑에 어마어마한 뿌리와 배후까지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뷰 말미에 이 대표는 “이런저런 생각으로 마음이 급해 명함도 못 만들고 있다”며 크게 웃음을 지었다. 세 번째 대선 도전 의사를 재차 묻자 그는 “스포츠도 요즘에는 조작이 있다고들 하지만 대선은 신사적으로 깨끗한 스포츠가 아니다”면서 “권력이란 것은 온갖 세력과 세력과, 모순과 모순이 충돌하는 공간이다. 눈 감고 지지해주는 500만표도 없고, 우린 힘이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간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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