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통 현장증언><10>김인규 베이징대 교수 “중국 학생들의 거센 혐한, 10년후가 두렵다”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부푼 꿈을 품고 한국으로 유학을 간 중국의 학생들이 귀국길에는 혐한의 감정을 가득 품고 돌아옵니다. 이들이 중국사회의 주역으로 우뚝 설 10년후를 생각하면 순간 가슴이 오싹해집니다.”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원의 김인규 교수는 중국 학생들의 혐한분위기는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베이징대학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베이징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인식을 하루빨리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나라로 유학을 오는 중국인 학생들은 한해 약 6만명으로 한국내 외국인 유학생의 약 70%를 차지한다. 김 교수는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에서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으면서 생활하고 우리나라 학생들로부터 왕따를 당한다”며 “왕따당한 기억이 있는 학생들이 어떻게 한국을 좋아할 수가 있겠는가”라고 말한다.

중국에서 한국관련 기사가 뜨면 인터넷에 한국을 비난하는 댓글들이 쇄도하는 게 현실이다. 그는 “한국에서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 유학생들이 한국관련 뉴스에 몸을 바르르 떨면서 악성댓글들을 올리는 것”이 많다며 “한국의 친구로 만들어야 할 중국인 유학생들이 도리어 적이 되어 귀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들이 중국사회의 주축으로 성장하는 10년후가 되면 한중관계에 심각한 손상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중국인 개인은 물론 중국 국가 전체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하루빨리 버려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는 “중국은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한 이후 아편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1820년까지 약 2000년간 세계 경제력의 30% 이상을 차지했던 명실상부한 세계1위의 경제대국이었다”며 “최근 몇십년간 한국이 중국에 비해 경제력에서 일정한 우위를 점했었지만, 역사를 회귀하며 이미 세계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의 과거 2000년 경제 역사를 절대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이 중국의 현실적인 입장과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고려하지 않은채 일방적인 주장을 펴거나, 중국이 한국의 요구를 당위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식의 태도를 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중국에 대해서 과도하게 비판적인 우리나라 언론의 편집방향에도 사고의 전환과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국내 매체들이 미국에 대해서는 선진적이고 깨끗한 이미지와 내용를 위주로 전파하는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불결하고 위험하며 비밀스럽고 문제가 많은 국가라는 이미지를 여전히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며 “정치와 언론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어줍잖은 대중국 우월감과 민족주의를 고취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갈 중국을 상대로 우리나라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우호적인 교류협력이 절실하고 매우 중요하다. 중국의 미래에 대해 낙관론적 입장과 비관론적 입장이 상존하지만, 중국이 발전을 멈추고 추락할 것이라는 예상은 그다지 현실성이 없으며, 여러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산재해 있지만 중국이 이러한 난관들을 잘 극복할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판단이다.

김 교수는 “역사적으로 중국의 왕조는 평균 200여년을 영속해 왔다”며 “이러한 과거의 역사에 비추어볼 때 중화인민공화국이 1949년 성립했으니 앞으로 약 150년 정도는 국가수명이 남아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이후 50여년의 성장기, 50여년의 성숙기를 거친 후 2100년 이후에야 쇠퇴기를 맞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는 “양국은 거리만 가까울 뿐이지 비슷한 게 거의 없다”고 말한다. 정치시스템, 경제시스템, 문화와 인식구조, 언어, 역사 등의 방면에서 양국은 동질성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관료나 정치인들이 대중국 정책을 결정하다보니 한중관계가 삐걱거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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