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통 현장증언><10>김인규 베이징대 교수, 중국내 한인사회 100년을 내다봐야“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한국박사협회 부회장, 제주특별자치도 투자유치자문관, 베이징대학교 경제학원 교우회 한국지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한중미래연 전문연구위원, 베이징한국경제인포럼 부의장, 세계한인민주회의 부의장, 중경 양강신구 특임교수…. 김인규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의 현재 사회활동 직함들이다. 이 직함들은 따로 보수가 나오지 않는다. 그저 중국 한인사회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다는 성격이 짙다. 김 교수는 현재 베이징대에서 교수로 강의를 하며, 한국기업의 고문으로 일을 돕고 있다. 여기저기서 강의요청도 많이 들어온다. 상당히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베이징 한인사회의 여러 단체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김교수는 “한국인들이 중국에 정착한지 20여년이 되었다”면서 “한인들이 중국에서 이민역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지만 아직은 과도기이고 한인사회가 정립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그는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중국 한인사회의 정체성을 빨리 구축해야 하고, 나는 이것을 내가 동참해야할 소명으로 여기며 조금이나마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가 베이징 땅을 밟은 것은 1993년 10월21일이다. (주)우방의 베이징 주재원으로 발령을 받고 2개월여 정착기간을 거쳤지만 현지에 적응해 내기는 쉽지 않았다. 우선 중국어로 소통이 되지 않아 업무적으로 회사에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었고, 건조한 날씨, 석회질 가득한 물과 뿌옇고 탁한 공기, 그리고 입에 맞지 않는 음식과 겨울철 외풍이 심한 아파트는 견디기 힘들었다. 그는 너무 힘들어 주재원 발령을 반려해달라고 회사에 요청했고 회사는 그의 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2년후 회사는 그를 다시 베이징 주재원으로 발령을 냈고 그는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1995년 다시금 베이징 땅을 밟았다. 그는 업무시간을 제외한 시간을 모두 중국어 공부에 투입하다시피하며 언어의 장벽을 허물어갔다. 그는 우선 베이징 마뎬차오(马甸桥)에 징유(京友)아파트를 건설해 입주시켰다. 한국 아파트의 설계를 그대로 적용했으며 온돌식 바닥난방을 사용했다. 아파트 분양은 대성공을 거뒀다.

1997년 IMF 구제금융 사태가 터지자 (주)우방은 베이징에 파견돼 있던 6명의 주재원 중 5명을 본국으로 불러들였고, 김 교수만을 남겨두었다. 중국과 일에 대한 열정이 뛰어났고, 중국어에 능했으며 회사 전반의 업무를 장악하고 있었던 탓이다. 원래 주재원 임기는 1998년까지였지만 단 한명의 주재원인 그를 대체할만한 인력이 없었다. 이로 인해 그의 중국생활은 무기한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는 중국을 좀 더 구체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는 욕구에 2001년 베이징대 경제학원에 입학해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았다. 업무와 학업을 병행하기가 힘들었지만 그는 3년만에 박사학위를 따냈고, 박사학위 논문은 ‘한중일 경제협력체(FTA) 구상’이었다. 2004년은 우리나라가 칠레와 FTA를 맺었던 해다. FTA는 우리나라에는 물론 중국에서는 매우 생소한 개념이었다. 게다가 양국간의 FTA가 아닌 한중일 3국간의 FTA를 논문주제로 택한 점에서 그의 창의력과 혜안을 엿볼 수 있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은 중국 교육부가 선정하는 우수박사학위 논문으로 선정됐다. 그의 박사동기생의 상당수가 관료와 경제인으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중책을 담당하고 있으며, 동기생으로는 샤겅(夏耕) 산둥(山東)성 부성장, 산웨이창(闪伟强) 충칭(重慶)시 량장(兩江)신구 상무부주임, 쟈오샤오판(赵小凡)중신(中信)은행 행장 등이 있다.

2004년 말 C&그룹이 우방을 인수하면서 그는 2005년부터 C&그룹의 중국지사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우방이 펼치던 건설 부동산개발업을 포함해 컨테이너박스 제조, 모피의류 유통, 여객 등의 사업까지 관장했고, C&그룹의 중국매출은 5000억원을 넘었다. 그는 중국전문가로 자리잡기 위해 2007년 직장에 사표를 내고 미국유학을 떠난다. 그리고 하버드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에서 1년간 방문교수 자격으로 연구활동을 수행했다. 중국으로 다시 돌아온 김 교수는 중국정경문화연구원 교수와 2009년부터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에서 특약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약력 ▲1965년 10월, 전남 광양 ▲1983년 순천고 졸업 ▲1990년 서울대학교 자원공학과 석사 ▲2004년 북경대학교 경제학 박사 ▲1992년 (주)우방 입사 ▲1995년 (주)우방 중국지사장 ▲1999년 북경경우 방지산공사 부사장 ▲2005년 C&그룹 중국지사장 ▲2007년 하버드대 동아시아연구소 방문교수 ▲2008년 중국정경문화연구원 교수 ▲2009년~현재 베이징대학교 국제관계학원 특약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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