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창립 62주년 기념식에서 김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 추계를 언급하며 “다양한 형태의 거시건전성정책들에 대해 각종 국제무대에서 설득하고 관철시키는 노력들을 신흥경제권이 이니셔티브를 잡고 집단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IMF 추계상,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신흥아시아경제권의 기여도는 70년대의 30%미만 수준에서 80년대와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40%대 중반, 그리고 지난 5년간의 위기동안에는 50% 정도로 높아졌다. 이 수준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총재는 “무엇보다도 미국과 유럽의 양적완화정책에 따른 부정적 파급영향(negative spillover effects)을 최소화시키는 장치를 강구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유지함으로써 성장을 유지하기 위한 신흥경제권의 정책대응이 대외위험요인에 의해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의 국제경제 환경에 대해 김 총재는 “이 위기가 언제 종료될 것인지가 아직 막연할 뿐 아니라, 위기종료의 조건조차도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시작한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전파되어서는 국가채무위기로 전이되었고, 그 해결책이 묘연한 상황”이라고 심각하게 진단했다.
또한 “유로존 체제가 현 상태로 유지되든지 아니면 어떠한 새로운 형태로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의견수렴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전 세계적 경제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와 관련해 “아마도 선진경제에서 발생한 경제위기의 해결은 성장잠재력이 높은 경제권의 성장에 의해 글로벌 경제의 성장을 유발함으로써 해결하는 것이 그 지름길일 것으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물가에 대해서 김 총재는 “최근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2%대 중반으로 나타나고는 있으나, 정부의 보육료지원 등 복지정책 효과에 따른 소비자물가상승률 하락효과를 제외하면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3%대 초반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유추된다”면서 “최근에 하향추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일반인의 인플레 기대심리도 3%대 중후반 수준에 머물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는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총재는 기념사 말미에 케네디 대통령의 말을 원용해 “한국은행이 나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요구하기 보다는 내가 한국은행에 무엇을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야 할 때”라며 “이 결과로 우리의 “공유자원”을 풍족하게 부풀려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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