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씨티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20일 금융자산 2000만원 이상~1억원 이하의 이른바 '신흥부유층'을 대상으로 출시한 맞춤형 패키지 서비스의 신규 고객은 약 3개월이 흐른 지금 4% 정도 증가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은행 측은 전담직원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씨티은행 내 예금 2000만원 이상 예치 또는 투자상품 1000만원 이상 예치 고객 대상), 온라인 은퇴/재무설계 서비스, 각종 수수료 면제 및 24시간 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키로 했다.
통상 1억원 이상의 자산가들을 상대하는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의 일부를 ‘준PB’서비스로 분류해 대상을 보다 확대한 것으로 보면 된다.
통계청 등의 자료에 기초해 씨티은행은 국내 신흥부유층 고객이 110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만큼 장래성이 있다는 것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올 연말이면 12%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기존 고객 가운데 금융자산이 2000만원이 안되는 분들이 타 계좌의 자산을 모아 씨티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만들면서 고객 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씨티은행에서 이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적극적인 마케팅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은 전국적으로 총 215개(출장소 4곳 제외)의 지점을 가지고 있으며, 해당 서비스 전담 직원은 212명 수준이다. 기업금융전용 지점 일부를 제외하면 전 지점당 1~2명씩을 두고 있는 셈이다.
출시 당시 시점을 기준으로 씨티은행의 개인 고객 250만명 가운데 신흥부유층 활동 고객(지속적으로 거래내역이 있는 고객) 수는 34만명이다. 이들 중 5%가 이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하면, 해당 직원은 1인당 약 80명을 관리해야 되는 셈이다.
씨티은행의 한 관계자는 "씨티그룹 본사에서 재정 관리를 위해 인력감축안 등을 시행하면서 한국씨티은행 역시 점포 증설과 인력 충원이 모두 올스톱됐다"면서 "업무량을 따져보면 향후 고객을 늘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자산 2000만원 이상~1억원 이하라는 고객군을 대상을 PB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은행권의 한 PB고객 담당 관계자는 "씨티은행의 경우 기존에 해오던 노하우나 규모가 있어 고객 수를 늘리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요즘처럼 고객 대비 직원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골드(자산 1억원 이상)' 등급 이하의 고객들을 상대로 서비스 제공을 확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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