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시장, HMC證 독주? DB형 빼면 다른 증권사 보인다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개정된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이하 근퇴법)의 시행이 다음 달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개인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증권사들의 퇴직연금시장에 대한 착시효과가 상당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총액으로만 보면 HMC투자증권의 독주로 보이지만, 확정급여(DB)형 편중돼 있어 확정기여(DC)형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개인퇴직계좌(IRA)형에서는 삼성증권이 선두다. 그만큼 본인이 어떤 상품에 가입하는지에 따라 증권사를 달리 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퇴직연금제도의 모태가 되는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이 3년 만에 국회 본 회의를 통과해 오는 7월부터 개정된 근퇴법이 시행된다.

이번 개정안에서 새겨봐야 할 부분 중 하나는 근로자 별로 DB와 DC 동시가입이 허용됐다는 점이다. 현재 개별 근로자는 DB와 DC형 중 하나만 가입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으로 연금수급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이와 더불어 퇴직연금 가입자가 55세 이전에 퇴직할 경우 의무적으로 IRA 계좌로 자동 이전된다. DB형 가입자가 연금액을 더 늘리기 위해 IRA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어떤 증권사가 어느 분야에 강점이 있는지를 잘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증권사들이 퇴직연금시장에서는 분야에 따라서 서로 다른 강점을 보이기 있기 때문이다.

먼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계열사의 물량을 대규모로 확보해 상위권 차지가 가능한 DB형의 경우에는 HMC투자증권이 운용적립금 3조3189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14개 증권사들의 DB형 전체 운용적립금 대비 비중이 44%를 차지할 정도로 독주다. 2위인 미래에셋증권의 1조1193억원 대비로는 3배 가량 많은 금액이다.

하지만 DC형으로 시선을 옮기면 순위는 확 달라진다. DB형의 1위인 HMC투자증권이 최하위에서 네 번째로 추락하고, 대신 미래에셋증권이 5098억원으로 선두로 올라선다. 두 번째로 적립금이 많은 삼성증권(2941억원)보다는 2배 가까이 많다. 이어 한국투자증권(1704억원)·신한금융투자(1377억원)·우리투자증권(1265억원)·대우증권(1173억원) 순으로 적립금이 높았다.

가장 규모는 작지만 향후 성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IRA시장에서는 삼성증권이 1564억원을 적립금으로 모으며 최선두를 차지했다. 2위는 동양증권으로 1235억원의 운용적립금을 기록했다. IRA형은 개인이 직장을 옮기더라도 적립금을 중도에 찾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수익률에서는 DB형 적립금이 가장 많은 HMC투자증권이 비 원리금보장 상품에서 꼴찌로 기록됐다. 수익률이 1.11%에 불과하면서 1위인 대우증권의 5.20%와 큰 격차를 보였다. 원리금보장 상품에서도 1.19% 수익률로 하위 5위 안에 자리했다.

반면 DC형은 운용적립금이 높았던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사이좋게 선두권을 가져갔다. 미래에셋증권은 비 원리금보장 상품에서 3.99% 성과를 냈고, 삼성증권은 3.91%의 수익을 올렸다. 다만 원리금보장 상품에서는 하나대투증권과 동양증권이 1~2위를 차지했지만, 대체적으로 1%대 수익률로 증권사 간 격차가 거의 없었다.

IRA형의 비 원리금보장 상품에서는 현대증권이 4.09%로 1위, 미래에셋증권이 3.91%로 2위를 차지했다. 원리금보장 상품에서는 하나대투증권이 1.42%로, 삼성증권은 1.34%로 1~2위로 이름을 올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DB형의 경우에는 사업자가 지정하기 때문에 선택할 수는 없겠지만, 추가로 IRA 계좌를 늘리거나 혹은 DC형으로 가입하는 가입자들의 경우에는 이들의 운용 적립금과 수익률을 확인하고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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