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업계, 원가절감형 버티기… 하반기 이머징마켓에 기대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태양광업계가 대규모 투자를 보류하고 원가절감을 통한 버티기에 들어갔다.

유럽시장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대신 하반기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이머징마켓의 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이 추이를 지켜본 다음 추가 투자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덤핑 효과가 상쇄되면서 셀·웨이퍼 가격이 하락, 태양광 전체 벨류체인이 다시 하강국면에 돌입했다.

시장조사기관인 PV인사이트는 “유럽과 중국의 태양광 시스템 설치요구는 견조하지만, 글로벌 공급과잉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태양광부품에 대한 가격압박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거기다 유럽의 구매력 저하가 모듈가격을 하락시키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 경제위기로 향후 수요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무리한 투자를 미루면서 내실다지기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태양광 선두기업인 OCI는 투자비가 높은 폴리실리콘 4, 5공장 투자를 잠정 중단했다. 대신 공정의 디보틀네킹(병목구간 해소)을 통해 생산능력을 연산 1만t만 더 늘리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의 준공시기는 내년 7월이다. 그때까지 대규모 투자계획을 미뤄둘 수 있는 시간을 벌은 셈이다.

OCI는 디보틀네킹을 통해 kg당 2달러의 원가절감을 기대한다. 현재 폴리실리콘 평균 시세가 23달러로 손익분기점 한계치에 도달했기 때문에 2달러만 원가를 줄여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OCI는 향후 이처럼 공정기술 개선과 디보틀네킹, 원재료인 금속규소의 구매 다각화를 통한 원가절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다른 경쟁사들도 현 가격 수준에서 마진을 남길 수 있는 연산 1만t의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데만 투자하고 있다. 한국실리콘은 지난달 제2공장 신축을 통해 1만5000t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가운데 추가투자는 미정인 상태다. 웅진폴리실리콘도 디보틀네킹을 통해 생산능력을 7000t까지만 늘려둔 상태다. 여기에 웅진코웨이 매각으로 투자금이 확보되면 내년 1만t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공장은 기존 공장에 비해 공법개선이 이뤄지면서 더 효율적인 원가절감이 가능하다”며 “한국실리콘이 신공장을 통해 20달러 밑으로 원가절감에 성공했듯이 웅진폴리실리콘도 1만t 규모의 신공장을 추가하게 되면 대외 가격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업계는 정체된 유럽시장을 대신할 미국과 일본, 중국 등 태양광 이머징마켓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내달부터 일본이 높은 수준의 태양광 보조금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기대치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OCI는 태양광 설치 수요가 2분기 바닥을 찍고 3분기부터 다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미국, 중국, 일본 등 신규 시장의 성장을 가정한 것으로, “4분기 신규시장의 수요가 전체의 50%를 차지하고 2013년엔 60%까지 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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