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은행 뱅크런 조짐에 몸살…프랑스 은행도 그리시트 대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2-06-14 16:5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2차 총선을 사흘(17일·현지시간) 앞둔 그리스 은행들이 몸살을 안고 있다. 그리스 시민과 외국 은행이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리스 은행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조짐이 나타나고 외국 은행들도 소유하고 있는 그리스 은행을 통·폐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CNBC방송은 14일 최근 예금을 찾으려는 고객이 늘면서 하루 최대 8억유로(약 1조1600억원)가량이 인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규모 은행에서는 최대 3000만유로까지 빠져나가고 있다. 그리스중앙은행에 따르면 그리스인들의 예금 인출은 지난 2년간 서서히 지속되며 예금액은 지난 2011년에는 17%, 약 354억 유로가 줄었으며 지난 4월 말 현재 예금 잔액은 1659억 유로에 불과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은행원은 "현금 인출뿐만 아니라 전신 송금, 머니마켓펀드(MMF)와 미국 채권 투자 등으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 은행들도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시나리오에 대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프랑스의 3대 은행인 크레디트아그리콜은 그리스 2차총선에 앞서 그리스 지점 은행을 포기하거나 다른 은행과 합병을 추진하는 등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에 대비하고 있다고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WSJ은 크레디트아그리콜이 자회사인 엠포리키 뱅크오브그리스를 그리스 대형은행에 통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대비한 계획으로 엠포리키 은행이 대형 그리스 은행과 통합하면서 지분을 10% 미만으로 조정하기 위해서다. 또한 크레디트아그리콜은 그리스 자사 지점의 우량 자산을 본사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장 폴 치플레 크레디트아그리콜 최고경영자(CEO)는 공개적으로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을 언급하진 않았으나 이같은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프랑스의 한 은행 관계자는 "만약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한다면 크레디트아그리콜이 이 곳에 머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일부 그리스 시민들은 유로존 이탈로 유로화에서 기존의 드라크마 체제로 돌아갈 수 있다며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그리스 소매상연합회 간부인 바실리스 코르키디스는 "사람들이 드라크마화로 돌아갈 수 있다고 걱정하면서 식품을 사 두는 게 좋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는 유럽연합(EU) 내 금융안정화협약 체결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협약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을 감독하고 유로존 상설 구제금융기구인 유럽안정화기구(ESM)이 직접 은행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ECB가 위험한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시행하고 자금이 부족한 은행에 ESM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프랑스는 오는 28일 EU정상회의에서 이 협약을 상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독일은 그동안 ESM이 은행에 직접 지원하는 시스템에 대해 반대한 점을 미루어 독일과의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