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이슬람 후보와 구정권의 대통령 결선투표 실시

아주경제 김효인 기자= 이집트에서 처음으로 새 지도자를 뽑는 역사적인 대통령 결선투표가 16일 시작됐다.

이번 대선은 이슬람주의자와 구정권 인사 대결로 요약된다. 대통령 당선인은 오는 21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이집트 최대 이슬람단체 무슬림형제단이 내세운 모하메드 모르시와 무바라크 정권 시절 마지막 총리를 지낸 아흐메드 샤피크가 결선에 진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을 통해 이집트가 이슬람주의 국가가 되느냐, 아니면 세속주의 국가로 남느냐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집트 인구 8200만명 가운데 유권자 5000만명은 이날부터 이틀간 치러지는 대선 결선 투표에 참여, 60년 만에 처음으로 자유 민주주의 선거를 통해 새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이집트에서는 이틀간 오전 8시부터 전국 1만 3000개의 투표소에서 선거가 진행된다.

이날 이집트 수도 카이로와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 등 주요 도시에서는 아침 일찍부터 유권자가 긴 줄을 이루며 자신의 순서를 기다렸다.

카이로의 투표소에서는 수십~수백명의 행렬 주변을 무장한 군인과 경찰이 삼엄하게 경비했다.

무바라크 퇴진 이후 과도 정부를 이끄는 이집트군 최고위원회(SCAF)는 오는 7월1일까지 민간 정부에게 권력을 이양할 것을 약속했다.

한편, 이틀 전 헌법재판소가 총선은 위헌이라며 의회 해산 명령을 내리면서 대선 결선투표가 의회와 헌법 없이 치러지는 문제점도 낳았다.

헌재의 의회 해산 명령으로 지난 13일 구성된 ‘제헌의회’의 존립마저 불확실해지면서 신임 대통령의 권한을 규정할 새 헌법 초안 구성 작업도 사실상 중단됐다.

자유주의 정당과 단체들은 헌재의 판결에 저항해 결선투표 `보이콧’을 촉구하는 등 혼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집트 과도 정부를 이끄는 군부는 새 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무슬림형제단과 군부의 권력 투쟁, 재야 단체의 반군부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