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때마다 금융공기업 낙하산 인사에 대한 질타가 있었으나 번번이 이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금융은 앞서 13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부사장으로 안자욱씨, 상근감사위원으로는 김회구씨를 각각 선임했다.
안씨가 기획재정부 부이사관, 김씨는 청와대 비서관 출신이어서 곧바로 낙하산 논란이 제기됐다. 이명박 정부 들어선 후 2009년 선임된 김영과 증권금융 사장 또한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가장 큰 이유는 전문성 결여다.
반면 회사 측은 주주총회를 통해 외부인사 후보 추천안을 원안대로 밀어부쳤다.
사외이사도 마찬가지다. 신임 임향순씨가 광주지방국세청장을, 배규한씨는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비상임위원직을 지냈다.
이런 이유로 노사 갈등이 고조되면서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노조 집행부가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종규 증권금융 노조위원장은 "이번 후보추천위에 직원 대표를 포함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낙하산을 위한 형식적인 후추위가 아니라면 인사 평가표를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영위원회를 통해 출근 거부를 비롯한 대응책을 상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권금융뿐 아니라 여의도 증권유관기관 대부분이 낙하산 논란으로 시달리고 있다.
앞서 2월 박종수 신임 회장을 맞이한 금융투자협회는 상근부회장, 자율규제위원장에 정부 출신 인사를 나란히 뽑았다.
신임 남진웅 부회장인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출신으로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동기인 행시 23회 출신이다.
이어 거래소도 전월 이호철 전 부산지방조달청장을 신임 파생상품시장본부장으로 선임했다. 마찬가지로 행시 23회 출신이다. 여듸로 증권유관기관 낙하산은 행시 23회가 싹쓸이했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거래소나 금투협에서도 모두 노조 반대가 있었다. 금투협 노조는 '투표로 심판하자'며 회원사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서신을 발송하기까지 했다. 거래소 노조도 낙하산 인사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이사장 퇴진 투쟁까지 벌이겠다며 사측과 맞섰다.
모두가 2011년 국감에서 도마 위에 올랐던 사안이다. 당시 '스텔스(숨은) 낙하산'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금융이나 금투협은 공공기관이 아니라는 점에서 '신이 숨긴 직장'으로 불릴 만큼 노른자위"라며 "예산통제나 행정절차에 대해 직접 정부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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