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19~20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리는 연준의 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특단의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가능성 높은 방안은 이달말 종료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단기채권 매도 및 장기채 매수) 연장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준의 전문가들은 "현 경기를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연준이 당장 3차 양적완화 같은 공격적 방안을 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연장을 통해서라도 연준이 경기 진작에 나설 수 밖에 없는 데에는 미국 내·외부 조건이 무르익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각종 경기 지표가 예상보다 많이 나빠지고 있고, 스페인의 은행권 구제금융 신청에 이어 국채 금리마저 파산 수준인 7%를 넘어서는 등 유로존 상태가 심각하다. 중국의 경기도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전 세계적인 경기 부진으로 미국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처럼 내외적인 진퇴양난에 빠진 연준이 경기 부양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시장 전망보다 1만건 이상 늘어난 38만6000건을 기록했다. 전주보다 6000건이 늘었으며 4주 평균치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또한 지난 1분기 경상수지 적자는 1373억달러로 지난 2008년 4분기 이후 최대 적자폭을 기록했다.
5월 소매 판매가 두달째 감소하는 등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도 위축중이다. 제조업 상황도 좋지 않다. 4월 공장주문은 전달보다 0.6% 줄어들었다. 지난 2009년 1~2월 이후 3년여만에 처음으로 두달 연속 감소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연준이 경기 부양에 나설 때 가장 조심스러운 물가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어 여건은 더욱 무르익고 있다. 최근 휘발유값과 식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년만에 가장 큰 0.3%가 하락했다. 4월에 0.2% 하락했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5월에 무려 1%나 하락했다.
RBS 증권의 오마어 샤리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 완화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어 연준은 향후 정책을 펼치는 데 있어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고 밝혔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최근 연방 상원에 출석해 "필요시 움직일 준비가 돼있다"고 답했지만 "기존의 양적 완화 정책의 영향으로 앞으로 몇 분기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고, 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까지 내려와 3차 양적완화를 채택하더라도 효과가 이전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따라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연장과 하반기 경기, 유로존 등의 상황을 보면서 판단할 전망이다.
반면 양적완화 등 공격적인 경기 부양을 원하고 있는 월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CNBC의 월가 전문가 60명에 대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58%가 늦어도 내년까지 3차 양적완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달전 같은 조사의 33% 보다 크게 높아졌다.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상대적인 달러화 강세도 어떤 방식이든 연준이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헤 힘을 실어주고 있다. 레이몬드제임스사의 제프리 사우트 수석 투자 전략가는 연준은 달러가 더 강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유동성을 공급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15일 외환시장에서 경기부양 전망 때문에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한편 17일 총선을 치른 그리스가 연정을 통해 유로존 탈퇴 위기를 극복할지도 관건이다. 그리스가 만일 탈퇴를 결정하면 그 충격은 미국까지 전해질 것이고 미국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같은 상화이 도래하면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현재까지는 그리스가 유로존 탈퇴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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