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감면·DTI완화'..부동산 추가 대책 이번엔 '진짜'가 나오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2-06-18 06:4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李대통령 "규제 풀겠다" 언급에 움직임 빨라질 듯..실효성은 '글쎄'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정부가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 침체한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해 지난달 내놓은 '5·10 대책'이 약발을 받지 못하고 있는 데다 최근 유로존 위기까지 덮치면서 건설·부동산경기 침체의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적극적으로 풀겠다"고 언급, 대책 마련을 위한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관계 부처 실무자들은 "아직까지 추가 대책의 윤곽을 확정하지 못했다"며 말을 아끼는 상황이지만, 시장에서는 세제 및 재정지원을 포괄하는 거래 활성화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정부가 추가로 꺼내들 카드가 많지 않은 데다 주택거래 활성화의 핵심으로 꼽히는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를 둘러싸고도 논란이 많아 정부와 금융당국이 어떤 보완책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추가 대책에 어떤 게 담길까

초미의 관심사는 DTI 규제 완화 여부다. DTI 완화는 부동산 업계에서 거래 활성화를 위해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사항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서는 심각한 가계부채 문제 등을 들어 추가 대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 12일 "시장 상황을 보고 주택 거래활성화 보완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생계대출 등 대출 종류와 대출자 능력을 구별해 운용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해 주목된다. 주택 실수요자에 한해 DTI를 낮추는 등 선별적으로 규제 완화를 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전문가들도 가계 부채가 증가하지 않는 범위에서 DTI 보완책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핵심은 DTI 규제를 무차별적으로 완화하자는 게 아니라, 주택 실수요자에 한해 풀자는 것"이라며 "가계 부채 증가 부작용은 크지 않으면서 주택 거래 활성화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집을 구입했을 때 내는 취득세 감면도 검토 대상이다. 취득세 감면은 지난해 말 종료돼 현재는 9억원 이하 1주택은 2%, 9억원 초과 또는 다주택은 4%의 취득세를 내고 있다.

하지만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지난해보다 더 침체한 상황이기 때문에 예전처럼 9억원 이하 1주택은 1%, 9억원 초과 또는 다주택은 2%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취득세는 지방정부의 재정 건전성과 직결되는 문제여서 도입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13일 해외 유력 경제지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임대 목적의 다주택 소유 허용, 전세대출 규제완화 등을 언급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 대통령의 발언대로라면 임대사업자(민간·리츠·펀드)를 위한 종합부동산 비과세 및 양도세 중과배제 확대 등 세제 완화 조치와 전세자금 대출 관련 조건 완화나 금리 인하 등이 추가 대책에 담길 가능성이 커졌다.

미분양주택 해소를 위한 양도세 및 취득세 감면도 남은 카드다. 2010년 한시적으로 미분양 주택 취득 후 5년간 지역과 주택 규모, 분양가 인하와 관계없이 60∼100% 감면해 줬다.

또 정치권(국회)으로 공이 넘어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 부담금 완화 등도 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들이다.

◆추가 대책, 이번엔 약발 받을까

추가 대책이 언제 발표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정부 관계자는 "5·10 부동산대책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고 일각에서는 성급하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도 "정부도 건설산업을 이대로 둘 수 없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5·10대책을 내놓은 지 두 달도 안돼 또다시 대책을 발표하는 모양새는 좋지 않아 주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앞으로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시장에 약발이 먹히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현재의 주택거래 침체는 부동산 시장 자체의 문제보다는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거시경제 불안 등 보다 거대한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DTI 규제 완화에 따른 시장 효과에 대해서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한국주택협회 김동수 실장은 "DTI 완화는 비율 자체보다는 완화했을 때 시장이 느끼는 심리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팀장은 "유로존 재정위기 확대로 국내 실물경기도 영향을 받으면서 매수세가 확 꺾인 상태"라며 "활성화 대책만으로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장 중요한 부분은 대책 발표 후 후속조치를 얼마나 빨리 진행해 시장에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냐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국회에 계류 중인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의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