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공통점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던 인물들이다.
해외 본사 측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취임했지만 대부분 오랜 기간을 함께 하지 못하고 쓸쓸히 짐을 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이 떠나는 이유는 글로벌 경기악화에 따라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실적부진으로 인한 문책성 인사는 물론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해임에까지 이르고 있다.
최근 해임된 방일석 올림푸스한국 전 대표이사는 경영하는 과정에서 위법한 직무행위로 이해 회사를 떠나게 됐다.
올림푸스한국은 위법행위를 한 사람에게 사장의 직책을 맡기는 것은 준법경영의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방 전 대표를 해임했다는 입장이다.
방 전 대표는 지난해 올림푸스 본사의 집행임원(등기이사)에 선임된 스타 경영자다.
그의 주도하에 캐논, 니콘 등과의 디지털카메라 치열한 시장 경쟁은 물론 국내 광학기기 산업 리더로서의 역할을 자임했지만 아쉬운 퇴진만이 남았다.
하지만 그의 해임 뒤에는 의문점도 남는다.
방 전 대표 측이 일본 올림푸스 본사가 한국 법인을 장악하기 위해 정관 절차도 지키지 않고 일방적으로 해임을 통보했다는 의문을 제기한 것.
또 해임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상 밖의 성적을 기록하며 물러난 이도 있다.
국내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했던 대만의 휴대폰 제조사 HTC의 국내 법인 이철환 대표는 취임 6개월 만에 돌연 사임을 했다.
실적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다.
이 대표는 HTC가 지난 10월 한국법인 대표에 처음 임명한 한국인 사장이다.
공격 경영과 현지화 전략을 표방하며 첫 한국인 지사장을 선임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하지만 이는 HTC에 국한된 결과가 아니다.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 모토로라, 리서치인모션(RIM), 노키아 등 외산 제조사들은 올 들어 단 1종의 휴대폰도 국내에 출시하지 못하며 조용한 상반기를 보냈다.
HTC는 현재 대만 본사가 직접 관리하며 향후 새로운 법인 대표를 임명하거나 북아시아 총괄 사장이 한국지사를 이끄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에서 서서히 자리를 잡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계의 수장도 떠나갔다.
소셜커머스 그루폰코리아의 황희승 전 대표는 지난달말 퇴사했다.
황 전 대표는 베스트 플레이스라는 소셜커머스를 운영하다 그루폰의 주요 주주인 독일계 벤처 인큐베이팅회사 로켓인터넷의 제의로 지난해 1월 그루폰코리아를 만들었다.
황 전 대표는 그루폰코리아를 이끌며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프 등과 함께 빅4중의 하나로 자리를 잡고 시장 안착을 주도했다.
적자 경영에 허덕이던 소셜커머스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도 냈다.
황 대표는 새로운 사업을 위해 퇴사를 결심했다.
그는 향후 벤처 인큐베이팅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황 전 대표가 떠나간 그루폰코리아는 당분간 맷 재피로브스키 그루폰인터내셔널 부사장이 현재 임시 대표를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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