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빚내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다시금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악재 ‘태풍’으로 감소했던 신용융자거래가 그리스 총선을 앞두고 다시금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현 시점을 개미들이 바닥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부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추가적인 이벤트들의 향방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특히 신용융자는 이자 부담이 있는데다 증시가 조정받을 경우 손실 가능성이 높은 투기적 거래인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으로 신용융자거래는 4조257억원을 기록해 무려 2년6개월 만에 4조원을 하회했던 지난 12일 이후로 323억원 늘어나며 이틀째 상승세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소폭이지만 2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던 것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 3월 신용융자 최저보증금 기준으로 5%포인트 인상한 것을 감안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다시금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지켜봐야할 부분이라는 것이 증권가 분석이다. 최근에는 일평균 거래대금마저 6조원대를 면치 못하는 등 투자자들이 주식시장 자체에서 등을 돌렸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신용융자 잔고란 개미가 증권사에서 담보 없이 매수 주문을 체결한 금액으로, 이 수치가 늘수록 빚을 내 투자하는 개미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다시 빚내서 투자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을 두고 주식시장을 외면했던 개미들이 다시금 돌아오는 것이 아닌가하는 전망도 속출하고 있다. 그리스 총선을 앞둔 현재를 바닥으로 인식하면서 향후 상승장에서 초과 수익을 내기 위해서 자금을 넣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주식시장이 지표상으로는 분명 저평가돼 있지만 중국과 유럽 문제 등에 대한 우려감이 존재한다”면서도 “하지만 현주가 수준이라면 매수할 만 하다는 생각을 개인들이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부 주식 관련 포털사이트 게시판에서도 “유동성 장세가 다시 시작되려고 준비 중입니다” “이번 위기는 이번달 글로벌 국제 공조 하에 수면 아래로 다시 들어갑니다”라는 등의 게시들이 다시 올라오고 있다. 그만큼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제 위기가 막바지로 다가왔다는 인식이 맴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7월까지는 답답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며 8~9월이 돼서야 반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만큼 아직은 바닥이라고 단언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 그만큼 빚을 내서 하는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미들의 투자 성향이 테마에 편승한 경우가 많다보니 안 좋은 결과로 결론이 나는 게 부지기수”라며 “신용융자 거래 자체가 위험하다기 보단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투자하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