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페인 중앙은행은 지난 4월 스페인 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NPR)이 8.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7.28%까지 치솟았다. 둘다 스페인의 유로가입 이후 최고 기록이다. 이탈리아 10년만기 국채수익률도 덩달아 6%를 넘어섰다. 주요 통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급격하게 하락했다.
유로그룹은 이미 스페인 은행에 1000억유로 구제금을 지원키로 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스페인의 국가 채무부담을 우려했고 은행 뿐만 아니라 국가 자체의 구제금융 가능성을 거론했다. 1000억유로의 약발이 시장에 통하지 않은 것이다.
문제는 그리스의 총선 효과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그리스 재총선 결과는 시간만 벌었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진 못했다는 분석이다. 영국의 헤지펀드 매니저인 수실 와드화니는 "그리스 선거는 수면아래 잠겨져 있는 문제의 수명을 잠시 늘렸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이 스페인의 은행구제금은 여전히 협상 중이며 은행권의 위기와 함께 재정 위기도 얽혀져 있다고 전했다. 그는 "스페인의 금융 및 재정 채무가 역내로 전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28~29일 이틀간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유로 정상들이 은행연합 등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유로그룹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은행동맹의 구체적인 내용이 검토되고 독일이 내세우는 재정동맹의 진전도 나타나야 한다고 FT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스페인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의 상승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시장에 개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예모 오르티스 멕시코 전 중앙은행장은 "ECB가 개입하면 유로 위기를 거의 즉각적으로 잠재울 수 있다"면서 "ECB가 더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