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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아했다. 스스로 무미건조하고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하는 그의 얼굴이 장난기 서린 소년 같다. 모험적인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는 편안한 걸 추구하지민 사람 만나는건 또 취미이자 특기란다.
자유무역협정(FTA)도 주(駐)한 아세안국가 대사와 중남미에서 온 대사들, 중앙아시아 대사 등 개도국 대사들에게 통상정책을 설명해 주면서 통상정책 전도사로 나섰다. 평소 사람 만나 편안하게 얘기하길 좋아하는 그의 자발적 행동이다.
유학시절 좋아하는 교수를 만나 국제통상을 전공하고 조지타운대에서도 4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70년대 말부터 통상정책을 가르치고 전도하며 외길을 걸어온 그는 통상본부장 자리에 앉은 지금도 통상정책을 알려야 한다는 열의는 조금도 식지 않았다. 학생들에게 공개특강을 나서기도 하고, 출입기자들로부터 한가지 질문을 받으면 담당교수처럼 차근차근 아낌없는 설명을 쏟아 붓는다.
복잡한 통상무역을 소화하는 그의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을 터. 예전의 그는 소극적이라 신경을 많이 쓰는 편으로 스트레스도 많았단다. 그는 지금도 주말에는 스트레스 해소 겸 아내손을 잡고 뒷동산에 오른다. 일주일에 두번은 걸어서 1시간 20분 가량 산책을 하는 셈이다. 장소는 방배동에 위치한 서리플 공원. 그곳이 그의 휴식처다.
하얗고 건강한 피부가 궁금했다. 몰래 챙겨먹는 게 있는지 물어봤다. 비타민C 예찬론자인 이왕재 서울대 교수가 그의 후배다. 덕분에 박 본부장은 비타민C를 꼭 챙겨먹는단다.
학창시절 유학을 생각했던 그는 행정고시 등 관직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는 "밖에서 느꼈던 것과 달리 통상교섭본부는 안의 조직이 세분화돼 있고 전문성을 띠고 있다"며 "조직 구성원이 기량을 펼 수 있도록 고심하고 있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그의 열정을 엿볼수 있었다.
지금의 자리에 대해 물어봤다. 누가 인정을 안해도 국제적으로 일을 해 조금이나마 국위선양할 수 있다는 점이 보람이라는 그. 부처간 업무 조정 능력이 본인이 자신에게 한 또 하나의 질문이라는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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