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무허가 집단촌으로 유명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이 SH공사가 주도하는 공영개발을 통해 아파트단지로 탈바꿈한다.
현재 구룡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개발 후 임대주택에 입주하게 되며, 개발과정에서 불거진 주민갈등 해소를 위해 마을공동체 사업도 병행 추진된다.
서울시는 지난 20일 제12차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담은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 지정(안)'을 조건부 가결했다고 21일 밝혔다.
도계위는 SH공사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하고 공영개발 사업 방식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SH공사는 구체적인 계발계획을 수립, 임대주택을 지어 원주민들에게 공급한다.
그동안 주민들은 보상 수준이 높은 민영개발 방식을 요구하며 서울시와 마찰을 빚어 왔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시는 과도한 개발이익의 사유화 문제 때문에 주민들의 요구를 반대해 왔다"며 "최근 주거안정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이 많이 해소됐고, 공영개발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SH공사는 이곳에 임대아파트 1250가구와 일반분양아파트 1500가구 등 총 2750가구를 짓는다.
현재 구룡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재정착을 위해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영구임대아파트가, 나머지 가구에는 공공임대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공영개발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분양수익 등 개발이익은 공공에서 환수한다. 구유지 외에 40%가량 차지하고 있는 민간소유 토지는 수용하거나 일부 환지방식으로 보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특히 서울시는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연구시설 등을 도입하고, 개발계획시 원주민들에게 부담스러운 값비싼 임대료와 보증금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 개발계획은 SH공사 주도로 주민 협의체 구성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수립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 현지 주민들과의 협의, 토지주 등에 대한 보상 등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며 "시는 주민, 토지주, 전문가 등과 협의체를 만들어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사업 추진상 갈등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룡마을은 1980년대 말부터 도심 개발에 밀려 오갈 데 없는 사람이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이다. 현재 1242가구에 2530명가량이 살고 있다. 화재와 같은 재해에 항상 노출돼 있고 쓰레기 및 오·폐수 등 생활환경이 열악해 정비가 시급한 곳으로 꼽혀 왔다.
구룡마을 도시개발은 주민 의견수렴과 실시계획 인가를 거쳐 이르면 2014년 말 착공, 2016년 말께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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