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재정위기 심화로 증시가 침체에 빠지면서 상장을 준비했던 기업 상당수가 관망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여파로 IPO 주선업무에서 꾸준히 강세를 보여 온 증권사 가운데 일부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보이기도 했다.
◆반토막 신청에 미승인도 30% 넘어
상반기 IPO 추진 기업이 1년 만에 반토막 이상 줄어든 데다 상장심사 결과 미승인되거나 철회한 곳도 전체 신청회사 가운데 30%를 넘어섰다.
25일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ㆍ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 건수는 올해 들어 이달 22일까지 모두 29곳으로 전년 같은 기간 74곳보다 60.81% 감소했다.
이 가운데 상장요건 미달로 미승인 결정을 받은 곳만 6곳이다. 회사 스스로 예심 또는 공모를 철회한 곳 또한 3곳으로 모두 합쳐 9곳(전체 신청회사 대비 31.03%)이 도중에 IPO가 취소되거나 보류됐다.
미승인 기업을 보면 코스피에서 더블에셋리츠(상장주선 한양증권) 1곳, 코스닥에서는 아진엑스텍(신한금융투자) 오리온테크놀리지(키움증권) 녹십자엠에스(대우증권) 선재하이테크(한국투자증권) 프렉코(신영증권) 5곳이다.
코스피 상장에 나섰던 현대오일뱅크(우리투자증권) 패스트퓨처브랜즈(한국투자증권) 2곳은 예심신청 또는 공모 자체를 철회했다. 코스닥에서도 홍콩기업인 기승국제(신한금융투자)가 예심신청을 취소했다.
현재까지 예심승인을 얻은 곳은 코스피에서 한국타이어(우리투자증권) 애경유화(우리투자증권) AJ렌터카(한국투자증권) 3곳이다. 코스닥에서는 모다정보통신(키움증권) 나노스(한화증권) 코이즈ㆍ엠씨넥스ㆍ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한국투자증권) 피엔티(하나대투증권) 6곳으로 두 시장을 모두 합쳐 9곳이 예심에서 승인 결정을 받았다.
나머지 11곳은 아직 예심을 진행하고 있다.
◆IPO 주선부서는 개점휴업중
IPO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전통적으로 이 부문에서 강세를 보여 온 한국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또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전년 상반기 1위를 차지했던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들어서도 선두를 지킨 반면 같은 기간 IPO 주선기업이 12곳에서 8곳으로 30% 이상 줄었다.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도 마찬가지다.
전년 상반기 10곳으로 2위였던 대우증권이 올해 들어 상장을 주선한 기업은 1곳뿐이다. 3위였던 우리투자증권도 7곳에서 3곳으로 줄었다. 전년 상반기 3곳을 기록했던 삼성증권은 올해 들어서는 1곳도 없었다.
IPO 강자로 불리던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이 약세를 보이면서 미래에셋증권(4곳) 신한금융투자(3곳)이 각각 2위와 3위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강세를 보여 온 기존 강자가 주춤해진 틈에 미래에셋증권이나 신한금융투자 같은 후발주자가 약진하는 모습"이라며 "맞춤형 서비스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수료를 무기로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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