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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시세보다 싼 ‘착한 분양가’로 무장한 신규 분양단지가 잇따라 선보이면서 기존 집값까지 끌어내리고 있다. 사진은 삼성물산이 최근 서울 강남보금자리 A6블록에서 분양한 ‘래미안 강남 힐즈’ 모델하우스 내부 모습. [사진제공=삼성물산] |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신규 분양되는 아파트 단지의 인근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인천 송도에서는 2010년 3.3㎡당 평균 1300만원대였던 분양가가 최근 1200만원대로 떨어졌다. 올해 대우건설이 분양한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평균 1140만원선에 불과했다.
분양가가 낮아지다보니 주변 시세도 동반 하락하는 모습이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경우 3.3㎡당 평균 매매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 1775만원에서 2009년 1594만원이었으나 현재는 1292만원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송도 풍림아이원의 경우 전용 84㎡형 매매가가 3억4000만원으로 한때 4억원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하락세다. 분양권도 마찬가지다. 오는 11월 입주 예정인 송도 롯데캐슬은 분양권이 전용 84㎡기준 4억1000만원 선으로 2년 전 분양가와 같다. 이 아파트도 분양권이 한 차례 오른 뒤 다시 하락했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분양가가 몇년 전 3.3㎡당 1700만원까지 오르더니 지금은 1100만~1200만원까지 떨어지자 주변 시세도 덩달아 내림세”라며 “입주물량까지 앞으로 쏟아질 예정이어서 가격 하락세는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동탄신도시는 다음달 동시분양될 동탄2신도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될 것이란 소문만으로도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 동탄1신도시 아파트값은 지난 1월 이후 5개월간 1.08%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동탄1신도시 솔빛경남아너스빌 152㎡의 현재 시세는 5억3000만원선. 올해 초에 비해 7500만원 빠졌다. 인근의 시범한빛아파트 전용면적 84㎡도 지난 4월 4억2000만원에서 지금은 3억6000만원까지 내려갔다.
동탄2신도시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050만~1100만원 선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동탄1신도시 아파트값이 3.3㎡당 1214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시세 대비 100만원 이상 싸게 공급되는 것이다.
인천 최초의 보금자리주택인 구월 아시아드 선수촌 아파트 일대도 마찬가지다. 분양가가 2010년 말 사전예약 당시 가격(3.3㎡당 850만~860만원)보다 3.3㎡당 60만~70만원 내려가면서 주변 아파트도 시세가 덩달아 하락하고 있다. 인근 구월동 롯데캐슬골드2단지 전용 83㎡는 3억원에서 2억7000만원으로 한달 새 3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서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강남구 일원동 일대 아파트들은 인근 강남보금자리주택에 들어서는 강남 래미안힐즈 분양가가 3.3㎡당 2050만원선에서 1순위 마감되자 집값 추가 하락을 걱정하고 있다.
인근 일원동 아파트 시세는 현재 3.3㎡당 2500만원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말에는 3.3㎡당 2601만원 선에 거래됐다. 일원동 K공인 관계자는 “최근 집값이 전체적으로 하락세인데다 인근에 저렴한 분양주택이 나오니 집값이 맥을 못추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부동산 호황기와 반대로 시장 침체기에는 신규 단지의 분양가격이 주변 집값까지 끌어내리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유럽발 경제 위기까지 겹쳐 앞으로 기존 집값이 더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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