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외식업체들과 도시락 체인전문점들은 최근 앞다퉈 도시락 시장에 진출하며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내 도시락 시장 규모는 2조원 규모다. 편의점 물량(7000억원)을 제외해도 1조3000억원 수준이다. 지난 10년 동안 20배가 넘게 성장한 수치다.
도시락 소비는 경기상황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불황일수록 시장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실제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에 한솥도시락·엄마손·진주랑 등 20여개 브랜드가 잇따라 론칭하며 5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는 등 호황을 누렸다.
이후 도시락 시장은 외식 수요 증가와 외식브랜드 성장과 맞물려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2~3년 간 이어진 고물가와 경기침체를 틈타 새로운 황금기를 맞고 있다.
동원수산과 일본의 플레너스가 공동투자·설립한 YK푸드서비스의 '호토모토'는 오는 10일 압구정동에 첫 번째 매장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양사는 지난해 국내 도시락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 공동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왕기철 동원수산 사장은 올 연말까지 5개 직영매장에서 3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를 위한 기존 도시락 전문점들의 마케팅 전략도 수정되고 있다. 도시락 전문점의 최대 경쟁상대인 '편의점 도시락'과의 자존심 대결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편의점 도시락은 저렴한 가격과 연예인과의 프로모션을 앞세워 매년 높은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한 편의점의 경우, 지난 2009년 189.1% 성장을 시작으로 2010년 113.5%·2011년 123.1%에 이어 올해는 1분기에만 76.8%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냈다.
때문에 기존 도시락 전문점들은 카페형 매장을 속속 오픈, 리뉴얼과 홈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 관심끌기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한솥도시락은 2009년부터 기존 매장에 카페형 분위기를 접목시켜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도시락 외에도 컵라면과 음료 등 함께 즐길 수 있는 제품도 진열,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혔다. 또 지난 5월에는 호남지역 가맹사업본부를 설립, 현재 20여개의 호남지역 가맹점을 올 연말까지 50개로 확대해 접근성도 높일 방침이다.
본도시락은 웰빙 트렌드를 고려한 프리미엄 도시락 출시와 배달 서비스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외식보다 내식이나 중간단계인 도시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일본과 같이 국내 도시락 시장 규모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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