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 수입, 내달 전면 중단..산업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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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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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유럽연합(EU)이 오는 7월1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송선에 대한 재보험 제공을 중단키로 결정하면서 우려가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유럽 보험사들이 선박보험을 제공하지 않으면 이란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을 운항할 수 없기 때문이다.

26일 정부당국과 외신, 업계 등에 따르면 EU는 25일(현지시각) 외무장관 회의에서 이란산 원유 수송선에 대한 선박보험 제재 조치를 7월 1일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달 1일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송하는 모든 선박에 유럽계 보험사의 재보험 서비스가 전면 중단되고 원유 수입도 어렵게 됐다.

앞서 정부는 외교력을 총 동원해 EU에 보험 제재의 예외를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왔다.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외교통상부 등 공동 협상단을 꾸려 긴밀하게 EU 개별국가를 설득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특히 영국 등 일부 국가가 예외 조치에 우호적인 데다 최근 미국으로부터 이란산 원유수입에 따른 금융제재 예외를 인정받으면서 EU 재보험 중단과 관련해서 낙관적인 기류가 흘렀지만 최근 모스크바 핵협상이 결렬되면서 EU의 입장이 강경하게 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정유업계를 비롯한 산업계 전반에 검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당장 정유사들의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전면 중단되고 이란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국내 석유 수급에 차질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유업계는 북해산 브렌트유 등의 수입 비중을 늘리는 등 대체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부도 카타르 등 다른 산유국에서 대체 물량을 확보해 석유 수급에 대한 차질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이란산 원유는 지난해 전체 수입물량의 약 9%를 차지하고 있으며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가 이란산 원유를 사용하고 있다.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이 장기화되면 이란에 수출하는 중소기업들도 자금난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들은 현재 이란과의 수출입 결제를 주로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계설된 ‘원화 결제 계좌’를 통해 하고 있다.

원화결제는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등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내 정유사가 원화 계좌에 수입대금을 입금하면 이란 수출기업이 이 계좌에서 수출대금을 찾아가는 물물교환 방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원화 결제 계좌에 잔금을 4조원 정도 보유하고 있어 아직 6개월가량 여유가 있다"며 "이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이란에 수출하는 중소기업은 자금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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