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국내 최초로 돼지의 장기를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농촌진흥청은 초급성 면역거부반응 유전자가 제거된(GalT Knock-out) 형질전환 복제 미니돼지 ‘지노 후대’의 장기인 심장과 신장을 원숭이에게 각각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이종간 장기이식은 크게 두 가지를 실험했다. 하나는 원숭이의 원래 심장은 제거하지 않은 채로 이종간 면역거부반응 유전자가 제거된 미니돼지(5.5kg)의 심장을 원숭이의 복강내 혈관에 이식, 다른 하나는 같은 돼지의 신장 1개를 원숭이(5kg)가 가지고 있는 신장 2개 중 1개를 제거한 부위에 돼지의 신장 1개를 이식했다.
박진기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공학과장은 "이종장기를 이식할 경우 초급성, 급성, 세포성 및 만성의 순서로 인체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번에 이식된 형질전환 복제 미니돼지의 장기는 초급성 면역거부반응을 제어할 수 있도록 GalT(alpha-1,3-galactosyltransferase)유전자를 제거한 미니돼지의 장기를 면역억제제가 동시에 투여된 원숭이에게 이식했다"고 설명했다.
‘지노’는 지난 2009년에 생산된 형질전환 복제 미니돼지 수컷으로 그동안 지노를 일반 미니돼지의 암컷과 교배를 통해 후대 생산을 계속해왔다. 생산된 지노의 후대 간 교배를 통해 GalT유전자가 완전히 제거된 후대를 생산해, 실험용으로 사용된 원숭이의 장기 크기가 비슷한 돼지를 골라 지난달 31일 심장과 신장을 각각 적출해 원숭이에게 장기를 이식했다. 그 결과 심장이 이식된 원숭이는 24일, 신장이 이식된 원숭이는 25일 오후에 폐사했으며 현재 폐사한 개체들에 대한 원인을 분석 중에 있다.
아울러 농촌진흥청은 건국대 의대 윤익진 교수팀과 지난달 31일에 실시했던 이종이식과 동일한 방법으로 GalT 유전자 제어된 바이오장기용 돼지의 심장 및 신장을 원숭이 2마리에 각각 이식해 현재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이종간 장기이식에 이용된 ‘지노’를 이용해 초급성 및 급성 면역거부반응 유전자가 이중(GalT+CD46)으로 제어된 ‘믿음이’, 급성혈관성 면역거부반응 유전자(CD73)가 제어된 ‘소망이’ 등과 교배할 경우 2∼3개의 면역관련 유전자가 동시에 제어 가능한 ‘다중 면역거부반응 유전자 적중 형질전환 돼지’가 생산될 수 있다. 이 돼지의 장기를 이종이식에 이용한다면 이종간 면역거부반응을 지금보다 한층 더 제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진기 과장은 “이번 장기이식은 국내 바이오장기 연구를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돼지의 장기가 이식된 원숭이에게 나타나는 여러 가지 상황을 점검하면서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연구를 계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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