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IBRD) 부총재를 지낸 린이푸(林毅夫) 베이징(北京)대학교 국가발전연구원 명예원장이 소득분배를 위해서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많이 물려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자 이에 대한 반론이 등장하면서 '부자증세'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중국 현지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린 원장은 25일 열린 베이징대 중국경제연구센터(CCER)-전미경제조사국(NBER)의 `중국과 세계경제’토론회에서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제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중국의 발전모델 전환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동시에 소득분배문제 해결이 급선무라며 이를 위해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소득분배방식을 유지하면서 투자나 생산력 증대를 꾀한다면 오히려 내수진작은 커녕 과잉생산 등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소득불평등 해결의 최선책으로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늘리고 이를 통해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부자증세'를 꼽았다.
이같은 그의 주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제푸지핀(劫富濟貧- 부자의 재물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다)‘라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중국 라디오방송 채널인 중궈즈성(中國之聲)은 린 원장의 주장은 지나치게 '대담하다'며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과 일부 유럽에서도 부자들에 대한 과세는 금융위기 속에 '그림의 떡'으로 전락했다며 중국에서의 실현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징지관차바오(經濟觀察報)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 역시 소득분배구조 개선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 올해 하반기에 감세정책을 핵심으로 한 소득분배개혁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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