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디젤 배기가스의 1급 발암물질 상향조정,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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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2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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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김필수 교수
며칠 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RAC)에서 디젤엔진 배기가스를 종전의 2A등급 발암성 물질에서 1등급 발암물질로 상향조정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1등급이면 담배나 석면·비소 등 인체에 가장 위험한 발암물질과 같은 등급이다.

디젤 배기가스에 많이 노출되면 폐암과 방광암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이렇게 디젤엔진 배기가스의 발암에 대한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당장 디젤엔진이 장착된 차량에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출시된 지 오래된 디젤엔진이 장착된 차량이다. 오래 전에 생산된 일반 승용차·트럭이나 버스 등은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약 30만대에 이르는 다양한 건설기계가 이에 해당한다.

최근에 출시되는 디젤승용차의 경우는 문제가 크지 않다. 지난 2009년부터 적용돼 출시되기 시작한 유로5급의 클린 디젤자동차는 이전 유로4에 비해 일산화탄소나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이 약 24~92% 이상 줄어들었다.

오는 2014년에는 유로6급을 만족시키는 클린 디젤자동차가 출시되면서 더욱 강화된 환경기준을 만족시킨 고연비·고출력 차량이 출시될 것이다. 상대적으로 디젤엔진은 연료효율이 좋고 고출력이 가능하며, 가솔린엔진에 비해 지구온난화 가스인 이산화탄소 등이 적게 배출되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발표에 대해 국민은 불안감을 지니고 있고 메이커는 긴장하고 있다. 정부 또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판단이 필요하다.

첫째, 디젤 배기가스의 위험성은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의 경우는 그렇게 위험하지 않으며, 특수직을 가진 사람의 경우가 주로 해당된다. 폐쇄된 공간에서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광원이나 배기가스에 많이 노출되는 고속도로 요금징수원, 자동차 검사원 등이 이에 속한다.

둘째, 최근에 출시된 차량보다는 오래된 연식의 디젤차량이 가장 큰 문제다. 아직 버스나 트럭 등은 물론이고 상당수의 디젤차량이 매연 여과장치인 DPF 등을 장착하지 않고 운행되고 있다.

특별히 노후된 디젤차량은 아예 폐차를 유도하는 방법도 좋다. 분명 지금의 강력한 유로 기준보다 매우 열악한 경우가 많은 만큼 오래된 디젤차량이 주요 규제대상이 돼야 한다.

셋째, 최근 분위기가 놓아진 승용 디젤차 등의 활성화가 이번 발표로 위축돼서는 안 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로5 이상급의 디젤차량인 만큼 환경측면에서 강력한 환경기준을 통과한 차량이다.

고연비 등 상대적 장점이 매우 큰 만큼 전체적인 장단점을 고려하면 장점이 훨씬 높은 차량이 바로 디젤차량이다. 최근 디젤차량에 대해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바뀐 정부가 이번 사례로 부정적인 시각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넷째, 국내 메이커는 이번 사례를 통해 디젤차량에 대한 환경기준은 물론 더욱 강화된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각종 장치 개발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내외 시장에 맞는 디젤차량의 출시도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

이미 유로5급의 디젤엔진이 개발돼 신형 차량에 적용되고 있고 유로6도 적절한 시간을 보고 있는 만큼 국내 원천기술로 무장한 다양한 디젤차량이 출시돼 국내외에서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이번 사례를 통해 국민은 디젤 배기가스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주변에서 디젤 배기가스를 많이 접하는 경우는 없는지 등 이것저것 고민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특히 노후된 디젤차량의 경우를 조심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동시에 활성화되고 있는 클린 디젤차량에 대한 장점을 고려해 보급 등에 문제로 작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최근의 '클린 디젤시스템'은 분명히 예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장점으로 무장됐기 때문이다. 약 97%의 에너지를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에너지의 균형된 발전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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