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구제금융안을 추인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런 회의적인 시각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추가적인 급락 장세가 펼쳐지지는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되레 유로존 재정위기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중장기 로드맵이 제시될 경우 깜짝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28~29일로 예정된 EU 정상회담에서 재정위기 우려를 풀어줄 해결책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주가가 이미 2011년 저점 수준에 근접해 있어 하방경직성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는 2011년치 밸류에이션 저점을 현재 코스피로 환산할 때 1760선 수준이라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실제 코스피는 앞서 21일부터 5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이면서도 이날까지 이틀에 걸쳐서는 약보합 수준을 기록, 하방경직성이 커지는 장세를 연출했다.
유로존 재정위기 해법에서 키를 쥔 독일이 최근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EU 정상회담을 통해 단기 반등을 견인할 만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를 높이는 대목이다.
EU 정상회담에 앞서 헤르만 반롬푀이 EU 상임의장은 EU 개혁안을 통해 단일화된 규제를 위한 금융감독 통합, 유럽 예금보험공사 도입을 시사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EU 개혁안은 사실상 EU 정상회의 초안"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 감독권 강화, 유로화안정기구(ESM) 역할확대가 정상회의를 통해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이 EU 정상회의에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스페인 국채위기 완화를 위한 단기 대응책에 더해 유로존 재정위기 해소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 경우 유로존 재정위기는 뚜렷한 진정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며 "미국, 중국 주도로 경기회복 기대가 확산되면서 위험자산 회피심리도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스페인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 유로존 경기부양책이라는 기존 합의안만 추인할 경우에는 불안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됐다.
이 연구원은 "유로존 재정위기 진정을 위한 가시적인 단기 방안이 빠진 채 재정협약, 재정분담 병행이라는 중장기 로드맵만 합의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실현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이 다시 한 번 출렁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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