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성대원군 한글편지 '뎐 마누라 젼(前)'의 '마누라→명성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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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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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성대원군 한글편지 '뎐 마누라 젼(前)'의 '마누라→명성왕후'

▲흥선대원군(왼쪽)과 명성황후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구한말 비운의 정치가 흥선대원군 이하응(1820-1898)이 1882년에 쓴 한글 편지가 부인이 아닌 며느리 명성황후에게 보낸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이종덕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은 어문생활사연구소가 최근 주최한 '선시대 한글편지 공개 강독회'에서 흥선대원군의 편지 봉투에 적힌 '뎐 마누라 젼(前)'은 며느리인 명성황후를 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흥선대원군은 1882년 임오군란이 실패한 뒤 청나라로 끌려가 유폐생활을 하던 중 이 편지를 보냈다. 이 연구원은 "편지 봉투에 적힌 '뎐 마누라 젼'의 '뎐'은 대궐 전(殿)자이며 '마누라'는 지체 높은 사람의 부인을 높여 부를 때 사용된 말"이라며 이 편지는 당시 임오군란으로 쫓겨났다 청군의 도움으로 복귀한 명성황후에게 보낸 것이라 설명했다.

또 이 연구원은 "(순조 임금의 딸 덕온공주의 손녀인) 윤백영 여사의 글에도 '뎐 마누라'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중전을 가리키는 말이었다"면서 "그동안 '마누라'를 '아내'를 가리키는 말로 해석해 이 편지가 대원군이 자기 부인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편지의 사연으로 보아도 대원군의 부인이 될 수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흥선대원군이 톈진에 잡혀가 있을 때 중전은 명성황후였다"면서 "편지 내용 중에는 그동안 잘 이해가 되지 않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마누라'를 부인이 아닌 며느리인 명성황후로 보면 편지 내용이 맞아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편지 내용 중 '마마께서는 하늘이 도우셔서 환위(還位)를 하셨거니와 나야 어찌 생환하기를 바라오리까'에서 '환위'는 제자리로 돌아옴이라는 뜻으로, 임오군란 때 명성황후가 지방으로 피신했다가 왕궁으로 돌아오신 일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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