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의장은 “요즘 스릴을 느끼면서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고 말했다. 서울지하철 3호선에서 7호선으로 환승까지는 하겠는데 자신이 탄 방향이 맞게 가는지 헷갈린다고 한다. 고위직을 두루 거친 그이기에 누가 알아볼까 지하철에 타면 중간이 아닌 전철 문 끝쪽에 서 있는다고 한다.
그는 한달 전 터키 이스탄불에 있었다. 배낭을 메고 반바지 차림에 선글라스와 모자를 쓰고 전장을 누볐다. 세계 전쟁사상 가장 치열한 전투로 기록되는 콘스탄티노플 전쟁 현장을 찾아간 것이다. 택시비를 아끼려 걷고, 버스타고 전철을 타고서다.
김 전 의장은 7월 책 한권을 집필할 계획이다. 그는 “560년 전 비잔틴제국이 오스만 트루크에 멸망 당하는 시기에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 술탄 메메드 2세를 주제로 책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책의 주인공은 터키에선 이순신과 세종대왕을 합한 것 만큼이나 존경받는 인물이고 서구에선 악마의 화신으로 기억되는 인물”이라며 “3년 넘게 연구한 만큼 이 분야에선 나만큼 깊이 있는 책을 쓰기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중교통을 타고 책을 쓰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그지만 사회생활의 절반을 정치에 바쳤다.
김 전 의장은 20년의 의원생활의 소회에 대해 “국회에 들어와 한결같이 IT강국을 주장했고, 국민에게 디지털 마인드를 전파하고 국회의 디지털화를 이룬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래 의회주의자로서 의회가 대화와 토론이라는 본래 영역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며 “현재 정치구도는 여야를 막론하고 ‘양보’를 하면 죽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김 전 의장은 “야당은 국민이 소수당을 시킨 만큼 특정사안을 저지하지 말고 반대해야 하며 여당은 다수당으로서 야당과 대화를 하며 국회를 운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회는 대화하고 토론하는 곳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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