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컨소시엄 구성은 다분히 삼성전자를 의식한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들은 이런 연합군 세가 불어날수록 삼성전자의 입지는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적(TP비전.샤프)과 손잡고 적(삼성전자)을 치는 꼴이니 말이다.
여기서 또 간과해선 안 될 대목이 있다. 컨소시엄 상대인 샤프의 존재다. 비록 최대주주가 대만계로 넘어갔지만 외양은 엄연히 일본계 기업이다.
우리 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또 다른 우리 기업이 일본 기업과 손잡았는데도 반감은 의외로 적은 편이다.
예전 같았으면 반일 감정이 뚜렷한 우리 민족 정서를 감안할 때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곧 우리 소비자들이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ㆍ글로벌화) 시대의 한 일원으로 거듭났다는 반증이 아니겠느냐는 얘기로 비쳐질 수 있다.
글로벌 시대에 우리 기업이 어떻고 외국기업이 이렇다는 식의 편가르기 색채가 약해지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이번 컨소시엄은 삼성전자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기에 가능한 얘기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 넘버원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삼성전자 이외의 국내 기업은 물론 외국기업에 삼성전자는 무너뜨려야 할 공공의 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한 연합군 속에 제2의 LG전자와 같은 기업이 속출할 가능성을 배제 못할 상황이다. 삼성전자를 따라잡는 것이 번듯한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인식하고 있는 눈치다.
경쟁력이 하나씩 하나씩 쌓이다 보면 감히 넘볼 수 없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이러한 ‘경쟁력 높이기’ 절차를 밟았음은 분명하다. 이런 작업이 더욱 체계적이다보니 오늘의 삼성이 있지 않았나 싶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인 ‘제2의 삼성전자’가 우리나라에도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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