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들 '금융시장 달래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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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02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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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시장에 미친 EU정상회의 파급효과는?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지난 29일(현지시간) 도출한 합의안으로 일단 금융시장을 달래는데 성공했다. EU정상들의 처방전이 유로존 재정위기의 급한 불을 끄며 채권·증시·상품시장 모두 한숨을 돌렸다. 특히 7%대로 치솟던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시장의 불안감을 당분간 해소시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39일 EU정상회의 합의안이 발표된 후 유로화는 2%나 상승했다. 런던시장에서 유로·달러환율은 1유로당 1.27달러에 마감했다. 치솟는 재정위기국 국채금리로 출렁거렸던 국채시장도 안정세를 보였다. 스페인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62bp 하락해 6.32%, 이탈리아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38bp 하락한 5.81%를 기록했다.

유럽증시도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FTSE 유로퍼스트 300는 2.64% 상승해 1021.39포인트를 기록했다. 유로존 4대경제국인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4.75% 뛴 3196.65 포인트,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은 4.33% 상승한 6416.28 포인트를 기록했으며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 MIB 지수와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35 지수도 각각 6.6%, 5.66% 뛰었다.

최근 하락세를 보였던 상품 가격도 껑충 뛰었다. 금값은 이날 3.5% 올랐고 은값도 5.1%나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3년만에 폭등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는 각각 9.4%, 6.8% 올랐다.

EU정상들은 유로존의 구제기금을 통해 스페인의 부실은행에 직접적으로 자본을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구제기금으로 스페인·이탈리아 같은 재정위기를 겪는 회원국의 채권도 사들이기로 했다. 그동안 유로존 구제기금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와 유로안정화기구(ESM)을 은행에 지원할 경우에는 정부를 거쳐야 했다. 따라서 정부는 중간에서 구제금융에 대한 긴축조치 및 부채 부담을 질 수 밖에 없었고 채권시장에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부추겼다.

예컨대 스페인 정부는 부동산 거품으로 부실화된 은행을 살리기 위해 10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빌렸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스페인 정부가 지게 될 부채를 우려,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이라 내다봤다. 이에 금융시장에서 스페인의 신뢰는 추락했고 국채 금리는 7%대로 급등했다. 이탈리아의 국채도 스페인과 덩달아 올랐다.

이번 합의를 통해 재정위기국 정부의 부담은 줄고 국채 금리도 안정될 전망이다. 그동안 ECB 외에는 재정위기국 국채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기관이 없었다. ECB도 고유의 중앙은행 취지를 훼손시킨다며 최근에는 국채매입을 꺼렸다.

다만 유럽 은행에 구제기금을 직접 지원하는 대신 유럽중앙은행(ECB) 산하의 은행감독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이는 은행동맹의 첫 발판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EU집행위원회가 마련한 은행동맹은 EU 기관이 각국 은행들에 대한 관리 감독을 맡고 부실 은행에 대한 지원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EU정상들은 이날 1200억유로의 성장재원 및 재정·경제적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로 약속했다. 이는 독일이 요구했던 쟁점으로 재정동맹을 향한 도약처라 볼 수 있다.

FT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와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프랑스의 지지를 받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확실하게 압박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반대를 고집했던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서 합의를 이끌어 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를 비롯해 외신들은 이번 회의에서 몬티 총리가 가장 실익을 챙긴 승자로 앙겔라 총리는 가장 양보한 패자로 일컫었다. 앙겔라 총리는 회의가 끝난 후 바로 독일로 건너갔다. 그의 양보에 대해 불만을 표출할 하원의회를 달래기 위해서다. 반면 마리오 몬티 총리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오는 2일 스페인의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 결승전을 관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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