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유지승 인턴기자=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유로안정화기구(ESM)가 스페인·이탈리아 은행들을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을 내놓으며 글로벌 시장이 모처럼 웃었다. 이에 국내 증시도 화답하며 2일 코스피는 상승 출발했지만 장중 하락 반전하며 전날보다 2.36포인트(0.13%) 떨어진 1851.65로 장을 마쳤다. 하반기 첫날 증시가 기대처럼 순항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남은 하반기 증시 흐름은 ‘전약후강’을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유럽발 경제위기에 대한 단기적 해법이 제시되고 있지만 약발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며 오히려 이 같은 위기의 수급이 진성으로 확인되는 연말을 기다리겠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하반기 증시, 박스권 속 전약후강
아주경제가 6개 증권사 센터장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증시전망을 들어본 결과 국내 증시는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것이란 주장이 우세했다. 하반기 예상 코스피 밴드는 하단 1750~1800선, 상단은 2100~2150선에 형성돼 있다. 지난 2분기 예상 코스피밴드에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유럽발 경제위기의 장기적 해법 실마리가 올해 안에 도출되기 어려운 상황에 지난 상반기 고점을 넘어설 만한 코스피 상단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선 전약후강의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4분기 증시 흐름은 기업 실적과 각국의 유동성 확대 정책 등의 향방에 따라 엇갈릴 전망이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만약 국내 기업 실적 호재와 세계 각국의 유동성 확대 정책 등이 맞물린다면 코스피밴드 상단으로 제시하는 2150선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까진 실적 쇼크 조짐이 없어 기대를 걸 만하다”고 말했다.
◆유동성 확대되면 외국인 ‘매수’ 기대
올 하반기 외국인 매매 흐름을 좌우할 만한 요인은 세계 각국의 유동성 확대 정책이다.
유럽 경제위기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유럽 각국은 유동성 확대 정책을 펴나갈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중국 역시 경제성장률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부양 정책의 일환으로 유동성 확대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유럽은 글로벌 유동성을 확대하는 추세고, 금리인하 등을 통해 돈을 푸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유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매수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송 센터장은 “올 3분기 중국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은 부양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또한 하반기 경제위기가 가속화되며 돈을 풀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해 유동성을 확대하는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동성 확대로 외국인 매수가 이어지게 되면 이들의 이머징 국가 위험자산에 대한 매수세 역시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외국인의 관심을 끌 만한 이슈가 없는 가운데 외국인들이 큰 매수 흐름을 나타내긴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낙폭과대주·중국 관련 소재주 관심
하반기 눈여겨 볼 만한 업종은 유럽발 경제위기로 낙폭이 컸던 금융·화학 업종, 중국과 관련된 소재 업종 등이다.
금융 업종의 경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주가가 그에 미치지 못해 상승 여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용준 센터장은 “올 하반기 유럽 문제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면서 은행에 대한 리스크 디스카운트 요인들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 업종 역시 비슷한 경로로 디스카운트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상반기 자동차·정보기술(IT) 쏠림현상이 나타났다면 하반기엔 중국과 관련된 소재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최석원 센터장은 “만약 중국이 하반기 추가적 유동성 확대 정책을 내놓게 된다면 화학·철강 등 소재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IT와 자동차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와 관련된 소재 업종 역시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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