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리포트> SK 중국경영. 20년. 고속질주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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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0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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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를 찾은 원자바오와 최태원 회장


비상에 돌입하는 SK차이나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SK그룹은 중국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환골탈태의 작업이 필요하다는 자성 아래 2010년 7월1일 그룹의 중국 사업을 통합실행하는 새로운 조직 ‘SK 차이나’를 출범시켰다. 초대 총재로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식회사의 CEO를 맡고 있던 박영호 부회장을 추대해 조직의 위상 또한 격상시켰다. 그리고 지난해 말 박영호 SK차이나 총재는 “SK차이나가 1년여 동안 만들어낸 변화는 SK가 20년에 걸쳐 중국에서 축적해온 변화보다 거대하다”라고 일성했다.

현지화, 밀도를 높이다

SK차이나는 먼저 20년간 각각의 자회사 단위로 분산돼 따로 추진해 오던 중국사업의 의사결정 구조와 역량을 하나로 결집해 실행력을 높였다. 또한 SK차이나는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중국 현지에서 완결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업을 추진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였고, 한국 본사의 현지 시장변화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자칫 중요한 사업 기회를 놓칠 가능성을 봉쇄했다.

특히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중국적인 견해와 통찰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수석 부총재단 등 사업에 대한 고위 의사결정 단계에 중국인 전문가의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렸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사업개발이 베이징이나 서울을 중심으로 이뤄짐으로써 실제 사업이 이뤄지는 현지에서의 사업기회 포착과 역량 결집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코자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청두(成都), 선양(瀋陽), 선전(深圳), 지난(濟南) 등에 지역별 헤드쿼터를 설립하고, 현장 중심의 사업을 진두 지휘케 했다.

중국 매출 6조원 돌파

지난해 SK그룹의 중국 사업 매출액은 약 353억 위안(한화 약 6조3000억원)을 달성해, 전년대비 20% 이상의 외형적 성장을 이루었다. 특히 석유사업 중 아스팔트 사업의 경우 SK 차이나 설립 이후 개질 아스팔트 생산 및 판매액이 지난 2009년 4억8000만 위안(한화 약 810억원)에서 2010년 21억7000만 위안(한화 약 3700억원)으로 불과 1년만에 4.5배 증가했다. 중국내 수입 고급 아스팔트 시장의 약 40%에 달하는 점유율이다.

화학사업 또한 2005년 설립한 용제 조인트벤처가 2009년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계속 흑자가 확대되는 등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사상최대 이익을 달성하며 누적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그 밖에 3년 전 자체 브랜드인 오즈세컨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 패션사업도 여성복 브랜드인 ‘오즈세컨’이 상하이 신텐디(新天地) 및 베이징, 항저우(杭州)의 대형 백화점과 고급 쇼핑몰을 중심으로 중국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매출 역시 매년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 2009년 100억원 대였던 매출은 지난해(2011년) 300억원대 규모로 증가했다. SK차이나는 현재 100개에 달하는 법인에 1만3000명에 달하는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SK는 기존 SK이노베이션(前 SK에너지) 사업부의 하나였던 화학 사업부를 SK종합화학으로 분사한 후 SK차이나 조직 아래 상하이에 중국 헤드쿼터를 설립함으로써 기존 울산 컴플렉스 원료 물량 공급에 의존하던 사업 방식에서 현지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SK차이나는 지난 2월 말, 중국 충칭(重慶)시에서 중국 최대의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SINOPEC), 영국의 석유 메이저인 BP 등과 함께 충칭에 부탄디올(BDO)과 초산, 암모니아를 동시 생산할 수 있는 컴플렉스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BDO-초산-암모니아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사업은 SK 등 3개 기업이 천연가스 등을 원료로 연간 20만톤의 BDO, 60만톤의 초산, 25만톤의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컴플렉스를 건설하는 것이다. BDO는 스포츠, 등산용품 등에 쓰이는 스판덱스와 합성피혁, 폴리우레탄 등의 제조원료가 되는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이다.

이 프로젝트의 총 투자비는 70억위안선이며 완공 이후 연간 20억위안 이상의 세전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충칭의 창서우(長壽) 경제기술개발구에 조성되는 이 컴플렉스는 이르면 7, 8월께 착공해 2014년 말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 중 SK와 시노펙은 합작 형태로 37억위안을 투자해 중국 내 최대 규모의 BDO 플랜트를 건설 및 운영하게 된다. 이 공정 시설은 중국 내 BDO 생산 설비 중 최대인 연산 20만톤 규모로 조성된다.

화룡점정 남은 우한 프로젝트

또한, 2006년부터 시노펙과 공동으로 추진해온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소재 에틸렌 생산 공장 건설이 SK차이나 출범과 함께 큰 진전을 이루어, 현재 중국 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의 최종 비준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동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중국의 나프타(납사) 크래킹 사업에 진출하는 것으로 연산 80만톤 규모의 대규모 사업이다. SK차이나는 추후 이를 통해 에틸렌을 원료로 한 폴리프로필렌(PP) 등 다운스트림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 태양광 모듈용 필름, LCD, 친환경 PET 포장재 등 용도로 쓰이는 특수필름 사업의 경우 SKC와 SK차이나의 협력을 통해 중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목표로 장수(江苏) 지역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하여, 연산 약 3만3000톤 규모의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그 외 SK차이나는 최근 렌터카 사업에 진출해 2015년까지 2만여대의 운영차량을 확보하고, 중국 렌터카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5% 이상을 목표로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또, 2010년 말에는 중국 랴오닝성 선양(瀋陽)에서 버스터미널 인허가를 획득하고 상가, 오피스텔 사업을 시작했다. SK는 선양 외에도 단둥 지역에 보세창고, 석유제품 저장기지 등을 운영 중에 있으며, 정유•석유화학 산업으로의 진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중국대륙 공략할 신사업들

SK차이나는 중국의 환경을 반영한 신사업 영역으로 ▲도시개발 ▲문화창의 ▲환경 등 분야를 설정하고 이를 추진중이다.중국의 도시화 추세를 반영해 새롭게 시작한 도시개발 사업의 경우 2016년 준공을 목표로 상하이의 13만평에 달하는 엑스포 부지에 사무 단지를 개발 중이다.

또한, 세계 최대규모로 성장한 중국 문화시장을 바탕으로 SK플래닛, SK M&C, 로엔 등 보유한 역량을 모아 광고/이벤트 및 문화창의 산업을 추진중이다. 뿐만 아니라 도시개발을 위한 필수 인프라인 수처리 및 폐기물 처리, 토양 정화 등 환경사업을 추진중이다.


SK 하이닉스공장 전경


하이닉스라는 새로운 날개

하이닉스 우시(無錫) 공장은 중국내 반도체 공장 가운데 생산량과 생산기술 측면에서 최고 수준을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 SK그룹의 글로벌 성장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우시 공장은 지난해 하이닉스 전체 D램 매출인 67억 달러의 절반을 맡고 있다.

또한 우시 공장은 월 15만장의 웨이퍼 생산하고 있어 중국 2위 반도체 업체(월 9만장) 보다 생산성이 67% 가량 높을 뿐만 아니라 30나노급 D램을 생산하고 있어 경쟁사(40나노급) 보다 기술력도 월등히 뛰어나다.

지난 2월 최태원 회장이 우시 공장을 찾은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박영호 SK차이나 총재가 잇달아 우시 공장을 찾은 것은 SK그룹의 하이닉스에 대한 큰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우시 공장이 자리잡은 장강(長江)삼각주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모두 모여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지만 우시 공장은 뛰어난 생산성과 현지화를 통해 성공적인 해외진출 사례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됐다”면서 현지 임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우시 공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가격변동이 심하고 수익성이 낮은 PC용 D램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 D램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시 공장은 지난 2010년 후공정 합작공장을 준공해 전•후공정 일괄생산체제를 갖춤으로써 생산비와 물류비를 절감,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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