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목표주가 200만원?..국내 vs 외국계 증권사 시각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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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04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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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증권사 2곳, 삼성전자 목표가 하향…“실리 선택”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외국계 증권사와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삼성전자에 대한 시각차가 뚜렷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외국계와 국내 증권사가 각기 다른 성향의 고객을 상대하다보니 나온 결과라는 해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한화증권 두 곳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95만원에서 170만원으로, 한화증권은 200만원에서 185만원으로 낮춰 제시했다.

시장이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 하향을 이례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연초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올려잡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200만원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특히 삼성전자 급락이 본격화된 지난 5월에도 삼성전자에 대해 200만원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대략 4곳이다. 당시 삼성전자 목표주가와 주가 차이는 80만원이 넘는데 이 같은 괴리는 과거에도 전무했다는 게 연구원들 지적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이 같은 보고서들이 나온 것은 공통적으로 삼성전자 업황에 초점을 맞춰 목표주가를 ‘상징적’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최근 200만원에서 목표주가를 내린 증권사들은 이제 삼성전자의 ‘상징’보다 ‘실리’를 선택했다는 얘기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들은 국내 증권사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번 올려놓은 목표주가를 내리지 않고 있는 곳이 대다수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외국계 증권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지난 5월 17일 삼성전자 목표주가 200만원 보고서를 내놓고 종전 관점을 유지했다. 메릴린치는 앞서 지난 3월 23일 처음으로 200만원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노무라투자증권도 4월 이후 삼성전자 목표주가 200만원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노무라금융투자 측은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시장 컨센서스보다 1조원 높은 8조5000억원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 우려는 과도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각 증권사별 하우스 ‘뷰’의 관점인 만큼 차이가 나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 중에서도 메리츠종금증권, 대신증권 등 4곳은 여전히 200만원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를 두고 외국계 증권사와 국내 증권사 시각차는 주거래 고객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대응도 달라진 결과로 해석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단기차익 성격의 헤지펀드, 롱텀 펀드 등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이들 중에는 헤지펀드 또는 롱텀 펀드 한 곳에 주력하는 증권사들이 이 같은 상징적인 목표주가를 고수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들은 고객에 맞추기 위해 보고서를 내놓기 때문에 국내 증권사와 다른 시각에서 보고서를 내고 있다는 것.

이와 달리 국내 증권사의 경우 대다수 고객은 ‘기관’이며 헤지펀드를 고객으로 둔 증권사는 전무하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가들은 장기 보유 성격이 강한 동시에 리서치에 요구하는 수준도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 증권사가 외국계 증권사보다 시장 상황에 따라 목표주가 변화 등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 고객이 다양하기 때문에 외국계 증권사와 국내 증권사의 의견 차가 빚는 현상”이라며 “국내의 경우 주요 고객인 기관들이 투자 속도가 빨라 목표주가 등 의견을 자주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일 대다수 헤지펀드 고객을 둔 외국계 증권사가 이처럼 국내 증권사와 온도차가 큰 목표주가를 반영할 때 발생되는 문제는 결국 투자자들 손실 위험이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 급락을 일으킨 주체가 외국인 투자자인데 이들은 국내 증권사보다 외국계 증권사 평가를 믿는다는 게 통설이다.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도 외국계 증권사의 ‘장밋빛 전망’을 믿고 투자에 나설 소지가 크다. 하지만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이 오히려 단기 차익 성격이 큰 헤지펀드 고객 니즈를 위한 주가라면 투자자들도 모르는 사이 외국인 매도로 주가하락이란 손실 위험에 놓이게 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 '어느 증권사일 거 같다'며 짐작은 하고 있지만 확인이 불가능한 사안”이라며 “같은 이유로 최근 삼성전자로 몰린 외국인 매도세의 정체를 시장에서 헤지펀드라고 짐작은 하겠지만 누구도 명확하게 말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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