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로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기업들이 내부 리스크가 큰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인수전에서 차례로 손을 뗐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롯데·신세계·GS·SK 등 굴지의 대기업과 국내외 사모펀드(PEF)들이 관심을 보이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과 MBK파트너스는 각각 전자랜드·하이마트 인수를 포기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25일 하이마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배타적 우선협상 최종 기한인 지난 2일까지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서 하이마트 인수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상반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최대 가전양판점인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매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M&A 업계에서는 하이마트·전자랜드 두 가전양판점이 장기간 주인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하이마트와 전자랜드의 알려지지 않은 내부 악재로 향후 진행될 작업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이마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69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가량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3.2% 줄어든 316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역시 118억원으로 반토막 수준이다. 지분 구조와 내부 사정이 복잡한 것도 불안요인이다.
전자랜드도 사정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100개가 넘는 점포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매력이었지만 실적 악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 전자랜드는 2009년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는 29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현금 확보에 초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1조원이 넘는 대규모 빅딜에는 상당히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유진기업도 현금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웬만한 가격에서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당 8만2000원 수준의 공격적인 베팅을 했던 MBK파트너스가 손을 뗀 이상 다른 인수 후보들도 그 이상의 가격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만약 1조원 이하로 인수 가격이 형성될 경우, 유진기업 측에서 매각을 중단할 확률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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