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하반기에도 지갑 닫는다…기업대출 문턱 높아질 전망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 및 가계 채무상환능력 저하 등으로 3분기 중소기업 및 가계의 은행 대출 문턱이 다소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1일부터 21일까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6개 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해 4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3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전분기의 7보다 4포인트 떨어진 3으로 나타났다.

대출태도지수는 기준치가 0으로 100과 -100 사이에 분포한다. 이 지수가 높으면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대출영업에 나선다는 뜻이다.

은행들은 특히 기업대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은행 대출태도지수 추이 및 전망 (출처 : 한국은행)


3분기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전분기의 9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한은 거시건전성분석국의 최병오 조기경보팀 과장은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중소기업 수익성 악화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은행들이 우량업체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완화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 대출태도 역시 유로지역 재정위기에 따른 불확실성 영향으로 대출 완화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분기 6보다 3포인트 떨어진 3을 기록했다.

가계일반자금은 전분기의 -3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 등으로 은행들이 가계 대출에 보다 신중한 태도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다.

가계주택자금에 대한 대출태도는 0으로 전분기 -3보다는 다소 상승했다. 최 과장은 이에 대해 “가계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대책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자금운용처가 없어 중립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3분기에는 기업 대출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소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31로 전분기보다 6포인트 상승했다.

한은 최 과장은 “내수 부진, 수출 둔화 등으로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창출능력이 떨어짐에 따라 운전자금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기업 대출수요지수는 전분기보다 7포인트 떨어진 6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은은 전반적인 자금수요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유로지역 재정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대기업 역시 여유자금 확보를 위한 대출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경기 부진에 따라 가계주택자금 대출수요지수는 전분기 9보다 하락한 3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가계일반자금은 생활자금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며 전분기보다 3포인트 오른 9를 기록했다.

한편 은행들은 3분기에 중소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이 대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전분기 31에서 13포인트 오른 44로 조사됐다.

최 과장은 “내수경기 둔화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 건설업 및 부동산임대업 등 경기민감 업종 뿐만 아니라, 수출여건 악화로 제조업체의 신용위험도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역시 유로지역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회복세 약화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 등으로, 전분기 3보다 10포인트 오른 13을 기록하며 신용위험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의 경우 가계부채 누증, 소득여건 악화 등의 영향으로 소득을 통한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고 있는 데다 주택가격 하락으로 대출의 담보력도 저하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용위험지수는 전분기보다 무려 16포인트 오른 38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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