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즈(FT) 등 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정책기조를 긴축에서 성장으로 전환함에 따라 ECB가 이에 발맞춰 5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조되고 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유로존 생산자 물가지수가 최근 2년재 최저치를 기록, ECB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최근 유럽 각국의 경제지표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ECB가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 미만으로 하락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유로존 각국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 최근 건전성과 신용등급이 악화되고 있는 이들 금융기관들의 운신의 폭을 넓혀줘야 하는 당위성도 있다.
시티그룹이나 크레디스위스 등 주요 은행들은 이미 ECB가 기준금리를 0.75%로 낮춰 지난달 초 1%로 낮춘 금리가 0.25%포인트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지만, 최근에는 최대 0.5%포인트까지 낮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소 0.25%포인트 인하는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ING의 카스텐 버제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0.5%포인트 인하는 상황이 종료됐다고 할 정도로 확실하다”고 단언했다.
시티그룹의 그레그 앤더슨 외환시장 담당자는 “ECB가 연말까지 금리를 0.5%포인트 낮출 것”이라며 “이와 함께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국채매입과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와 같은 통화완화정책을 병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바클레이스의 줄리언 캘로 이코노미스트는 “현 상황에서 0.5% 인하도 가능하다”며 “상당한 정도의 추가 경기 부양책이 필요함을 경제가 잘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얼마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경기전망에 대한 우려를 높이는 발언을 한 것도 0.5%포인트 대폭 인하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있다. 반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ECB의 금리 인하가 유로존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은 아니다”라며 다른 입장을 표명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 국가별로 입장이 다르다”며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재개하는 것이 오히려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EU통계기구인 유로스태트는 유로존 17개의 5월 실업률이 11.1%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혀,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1년간 실업자수는 총 180만명이 증가했고, 스페인과 그리스의 25세 이하 젊은층 실업률은 52%에나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보수적인 전망을 하는 시장 분석가들도 “ECB가 이번에 금리를 설사 동결한다 하더라도, 은행들이 ECB에 돈을 맡기고 받는 금리를 인하하는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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