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개원 지연으로 산은금융 IPO의 전제조건으로 여겨졌던 산업은행 대외채무에 대한 정부 지급보증 방안의 6월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되는 등 국내 여건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적으로 1억 달러 이상 규모의 IPO는 10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4% 감소했다.
IPO에 몰린 자금 규모도 50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7.4% 급감했다.
글로벌 IPO 시장이 위축된 것은 유로존 재정위기 장기화로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데다 세계 경제를 지탱해 왔던 미국과 이머징마켓의 경제 상황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최대 규모의 IPO를 실시해 주목을 받았던 페이스북의 주가가 상장 직후부터 폭락 하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얼어붙고 있다.
미국 유력 언론들은 지난달 페이스북이 상장한 뒤 전 세계적으로 최소한 13건의 대형 IPO가 연기되거나 철회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하반기 IPO를 앞두고 있는 산은금융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은 “IPO는 법이 정한대로 추진하는 것으로 현 정부 임기 내에 하는게 맞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IPO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국내외 증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산은금융이 대외적으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산은금융이 기대하는 공모가와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기업가치 간의 괴리가 큰 데도 불구하고 IPO를 강행할 경우 헐값에 지분을 넘겼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국내 여건이 우호적인 것도 아니다.
주우식 산은금융 수석부사장은 지난 5월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르면 오는 10월까지 IPO를 통한 상장을 완료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IPO의 전제조건인 산업은행 대외채무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안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
주 수석부사장은 “9월 정기국회까지 가면 시간에 쫓겨 IPO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며 “무조건 6월 임시국회에서는 통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합의로 국회가 개원한 것은 지난 2일이다. 이미 6월 임시국회는 물 건너간 셈이다. '뚝심'으로 IPO를 강행했던 강만수 회장이 어떤 성과를 이뤄낼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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