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입찰에서 퇴짜를 놓거나, 처음엔 발을 뺐다가 다시 매각에 참여하는 등의 방식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쌍용건설 인수전이 흙탕물이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5일 쌍용건설 매각을 추진 중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이날까지 진행된 1차 접수에서 이랜드가 유일하게 예비 견적서를 제출하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랜드는 이미 지난 1월 쌍용건설 매각을 위한 입찰 당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2월 곧바로 “그룹에 큰 시너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이후 쌍용건설 매각이 입찰에서 수의계약으로 넘어가자 다른 업체들보다 가장 먼저 인수 의향을 내비쳤다.
이랜드 “글로벌 수준의 수주능력과 시공역량을 갖춘 쌍용건설이 이랜드 핵심 사업분야와 결합되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며 인수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불과 반년새 판이하게 말이 바뀐 것이다.
쌍용건설 매각에 가장 큰 관심을 나타내던 독일계 MW그룹은 입찰 초기부터 캠코측에 수의계약을 줄기차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기업과 경쟁을 해야 하는 입찰이 아니라, 1대 1로 매각을 추진하자는 말이다.
쌍용건설은 올 들어서만 세차례 매각이 진행됐다. MW그룹은 2월 첫 매각에서는 예비입찰에 참여했었다. 하지만 다른 기업들이 한곳도 참여하지 않아 입찰 자체가 무산됐다.
두 번째 매각이 진행된 5월에는 홍콩계 시행사 시온과 함께 최종입찰대상자로 선정됐다가, 시온측이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다.
6월에는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소시어스, 신구건설 등이 참여해 세 번째 매각이 추진됐으나, 최종입찰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아 결국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됐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건설 매각이 세 번이나 무산됐음에도 수의계약에 다시 업체가 참여하는 이유는 결국 인수가격을 낮추기 위한 물밑작업"이라며 "입찰을 해서 가격을 올리기보다 수의계약에서 협상을 통해 가격을 낮추자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쌍용건설 인수에 필요한 금액은 주식 매각 1000억원대와 유상 증자 약 1500억원을 포함한 2500억원선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쌍용건설 매각에 이랜드가 단독 참여한 가운데 아직까지 MW그룹측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캠코 관계자는 “최근 들어 MW그룹측으로부터 (인수와 관련한) 아무 연락도 없는 상태”라며 “이번 이랜드 참여 이후 2차 접수에서 MW그룹을 포함한 다른 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들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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