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그린손해보험은 금융위원회가 최종 경영개선계획을 불승인하면서 파산 위기에 몰렸다.
금융위는 최근 정례회의에서 그린손보가 지난달 제출한 세 번째 경영개선계획을 불승인했다.
금융위는 경영개선의 핵심인 자본 확충 관련 내용의 구체성이 결여돼 있고, 자본금 증액 명령 이행 기간 안에 유상증자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이 같이 결정했다.
그린손보는 임원 직무집행정지 및 관리인 선임 조치 이후 진행될 공개매각마저 실패할 경우 P&A를 피할 수 없게 된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보험업계 저변에는 ‘보험에 파산은 없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며 “특정 회사의 경영상태가 극도로 악화될 경우 계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동종사들이 계약을 인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린손보의 P&A가 현실화될 경우 지난 2002년 계약을 이전한 리젠트화재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리젠트화재는 2001년 당시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보(옛 LG화재), 메리츠화재(옛 동양화재) 등 상위 5개 손보사에 계약을 이전했다.
계약 인수사들은 종목별로 물건을 분리하고, 개인 및 업무용 자동차보험의 경우 주민등록번호 끝자리 숫자에 따라 몫을 나눴다.
손보사별 전량 인수 종목은 △삼성화재(장기·연금보험) △현대해상(운전자보험, 이륜자동차보험, 농기계보험 등 기타 자동차보험) △메리츠화재(일반보험) 등이다.
자동차보험은 세부 종목을 주민등록번호 끝자리 숫자에 따라 분류하는 방식으로 총 20만건의 계약을 5개사가 분할 인수했다.
개인용은 LIG손보(짝수)와 동부화재(홀수)가 나눠 가졌으며, 영업용은 모두 현대해상에 넘어갔다.
업무용의 경우 개인계약은 △현대해상(8, 0) △동부화재(2) △LIG손보(4, 6) △메리츠화재(홀수) 등 4개사 분할 인수했으며, 법인계약은 삼성화재가 전량 인수했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P&A 실행 여부나 기준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결과를 예단키는 힘들다”면서도 “P&A를 실시한다면 리젠트화재와 비슷한 방식으로 계약을 이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손보사들은 리젠트화재 P&A 당시와 마찬가지로 그린손보의 계약이전에 부정적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리젠트화재는 매수자의 안정성이 떨어져 P&A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P&A 물건은 상당수가 부실물건인데다 각 업무 분야별로 계약을 완전히 인수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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