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글로벌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가 중장기 시나리오를 가지고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회복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산업지표중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소비가 증가 추세를 보이며 생산 증가를 이끌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자동차 소비가 늘어나면서 자동차 생산이 지난해보다 8.8% 늘었다”며 “전반적인 소비 역시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대해 “승용차를 중심으로 내구재(전월비 0.8%) 판매가 증가하고 준내구재(2.8%)와 비내구재(0.7%) 판매도 개선되며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7%, 전년 동월대비 2.2%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업태별로는 편의점 판매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1% 증가했고 온라인 쇼핑이나TV홈쇼핑 등 무점포 판매도 9.9% 늘어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백화점과 전문상품소매점은 각각 2.2%와 1.1%의 성장세를 보였고,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1년 전보다 각각 2.6%와 0.6%가 감소했다.
이처럼 생산과 소비 지표들은 시장 기대치를 넘어섰지만, 유럽발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메가톤급 충격 앞에 소비자심리지수는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중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지표인 소비자심리지수(CSI)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대외적인 불확실성과 국내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반영돼 올 들어 처음으로 떨어졌다. 가뜩이나 수출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내수마저 더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올 들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던 기대인플레이션율과 물가수준전망CSI도 내림세를 멈췄다. 소비자들의 물가불안 심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침체로 인한 가계 실질소득 감소와 소비 위축도 우려된다.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ESI는 97로 전월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올해 6월 ESI가 평균치 이하인 97로 떨어진 것은 민간의 경제심리가 본격적으로 얼어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ESI는 2010년 4월(114) 정점을 찍은 뒤 올해 6월까지 하향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2010년 4월 이후 지금까지 ESI가 추세적으로 하락세로 이는 민간의 경제심리가 악화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건설 부문의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추가 부동산 부양 대책을 내놨지만,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도 여전히 하락세를 걷고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5월 전국 부동산 소비심리지수는 전월보다 1.0p 떨어진 109.5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전달보다 0.1p 떨어지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의 소비심리가 냉각되면서 전국적으로는 3개월째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민간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과 재정 안정성을 다지는 데 주력해야 할 상황”이라며“정부 재정 여력이 크지 않다고 해도 경기침체 시 가장 큰 충격을 받는 취약계층에 대한 정부 지원은 하반기 정부 정책에 섬세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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