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더 주고 대출금리 덜 받고"…산업은행 파격 경영에 금융권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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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0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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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25배 높은 수시입출금 예금 출시, 이자마진 1% 수준만 챙긴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9일 'KDB드림 어카운트' 출시 기념 행사에 참석해 환하게 웃고 있다. 이 상품은 기존 은행보다 최고 25배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 예금이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산업은행이 기존 금융권에서 찾기 어려운 파격적인 신상품을 잇따라 출시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산은은 다른 은행보다 최고 25배 가량 높은 금리를 지급하는 수시입출금 예금을 새로 내놨다. 이 상품을 통해 조달한 재원으로 일자리창출 기업과 전통산업 등에 저금리 대출을 실시해 은행이 가져가는 수익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산은이 9일 출시한 수시입출금 예금상품인 ‘KDB드림 어카운트’는 연 2.5%의 금리를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수시입출금 예금에는 이자가 거의 지급되지 않는다.

다른 은행들의 수시입출금 예금 금리가 0.1~0.2%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최고 25배 가량 높은 수준의 금리를 지급하는 셈이다.

산은 관계자는 “기존 무점포 기반 예금상품인 KDB다이렉트는 3.5%의 금리를 줬지만 KDB드림 어카운트는 점포 운영비용을 고려해 금리를 1%포인트 낮췄다”고 말했다.

수시입출금 예금과 함께 KDB드림 정기예금과 KDB드림 자유적금도 출시해 오프라인 수신상품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1년 만기의 경우 정기예금은 4.05%, 자유적금은 3.95%의 금리가 적용된다.

수시입출금 예금에 지나치게 높은 이자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산은 측은 “우리나라와 기준금리가 비슷한 호주와 뉴질랜드 등은 오프라인 수시입출금 예금에 1.5~3.5%의 금리를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KDB드림 어카운트로 조성된 자금을 4대강 수변사업, 산업단지 재생, 프랜차이즈 산업 등에 지원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방침이다.

전통주 생산 등 전통산업과 소상공인, 청년벤처 등도 지원 대상이다.

산은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 보증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대출금리를 0.5%포인트 이상 낮게 적용키로 했다.

산은 관계자는 “보증기관의 심사능력과 전문성, 인력 네트워킹을 활용하기 때문에 대출비용을 0.45~0.67% 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금금리는 많이 주고 대출금리는 적게 받으면서 순이자마진(NIM)을 1%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게 산은의 전략이다.

한관희 산은 리테일상품단 단장은 “NIM 1%를 유지해도 충분히 수익이 발생하며 오히려 은행들의 기존 대출상품이 마진을 많이 남겨왔던 것”이라며 “보증기관과 연계해 대출을 공급하기 때문에 대손 발생률도 상당히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산은의 차별화 전략에 경계심을 드러내면서도 덩치가 워낙 작아 가능한 상품들이라며 다른 은행들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수시입출금 예금에 고금리를 줄 수 있는 것은 산은 점포가 다른 시중은행보다 훨씬 적기 때문”이라며 “취지는 좋지만 새로운 금융 포퓰리즘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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