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2·4분기 사상 첫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 전망이 나오며 수익성 개선 속도에서 ‘맏형’인 현대차를 앞지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가에 놀란 시장이 다시 한번 실적에 놀라고 있는 셈이다.
9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기아차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10.0%로 추정된다. 하나대투증권 역시 2분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10.1%)를 예상했다. 국내와 해외 시장의 자동차 최대 판매량과 우호적인 원·달러환율 영향이 컸다.
기아차의 2분기 영업이익률에 시장의 관심이 모여지는 이유는 3년 만에 영업이익률이 3%포인트 급상승했다는 점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7.2%를 기록, 지난해 1분기까지 8%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1분기 9.5%를 시현한 후 한 분기만에 두 자릿수대로 올라서게 될 전망이다.
이 기간 현대차 역시 지난 2010년 4분기를 제외하고 모두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특히 지난해 1분기 11.3%로 사상 처음 11%대를 넘어섰을 때 시장에서는 새로운 ‘역사’를 기록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현대차 보다 기아차가 돋보이는 이유는 개선 속도 때문이다. 여기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개선폭까지 줄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률 차이는 2.2%포인트였다. 만일 시장 예상대로 실적이 나온다면 2분기 두 기업의 영업이익률 차이는 1.3%포인트로 사상 최단 격차로 좁혀지게 된다.
향후 관심은 이같은 격차가 점점 좁혀질 지 여부다. 하지만 시장은 그 가능성을 낮게 본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가진 모멘텀의 질적 차이가 아직 크다는 지적이다. 현대차의 경우 기아차에 없는 금융계열사의 수익 기여도가 높다.
김병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아차가 현대차와 같이 11%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대차의 경우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등에서 20%가량 이익 기여도가 나오지만 기아차에게 금융사업이 없다”고 말했다.
또 2분기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이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와 4분기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을 9.0%로 예상하며 2분기보다 1%포인트 낮춰잡았다.
김병관 연구원은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2분기 정점일 가능성이 있다”며 “3~4분기 휴가로 인해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는 계절적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현대차의 경우 제네시스 등 고가 차량 생산으로 고마진이 가능한 구조인 반면, 기아차는 상대적으로 마진이 낮은 K9이 현재 주력인 점도 상대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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